회의가 민주주의로 가는 지름길이라고 한다면, 선거는 민주주의 꽃을 피우는 일이다. 선거는 국론을 모으고 결집하는 행위다. 직접 민주주의를 실현하는 참여제도이다.

선거는 냉철한 판단의 선택이다. 신언서판(身言書判)의 네 가지의 덕목 가운데에, 가장 중요한 덕목이 바로 판단이다.

오는 6월 13일은 지자체의 단체장과 지방의원을 뽑는 날이다. 선거에서 후보자 선택의 기준은, 내 자신이 바라보는 시각과 이해득실에 따라 결정이 된다. 직장과 직업을 선택하거나, 배우자를 선택하는 기준과 같은 맥락이다.

선거는 나 자신을 생각하기 보다는, 국가와 지역사회의 발전을 생각하는 애향심을 발휘해야 한다. 지역사회가 처한 현안문제의 해법을, 냉철한 시각에서 바라보아야 한다. 후보자의 선택은 하나보다는 둘을, 나 보다는 후손들을, 오늘보다는 내일을 생각해야 한다. 좀 더 폭넓은 관점에서, 종합 분석적인 비판의식을 갖고 판단해야 한다는 것이다. 즉, 나무보다는 숲을 바라봐야 하고, 개인의 사익보다는 공익을 생각하고, 코끼리를 만져보는 것처럼 전후좌우를 생각해야 한다.

지방선거는 단체장을 뽑는 일이다. 지역발전의 적임자를 선택해야 한다. 시장·군수는 시민들 앞에 진실성이 묻어나고 솔직해야 하며, 패기와 추진력이 넘치는 깨끗한 사람이어야 된다. 격의 없는 자세로 많은 대화를 나눌 수 있어야 한다, 시의원들만큼은 당적의 색깔이 엷고, 냄새가 풍기지 않는 합리적인 사고력의 인물이어야 한다. 행정업무에 해박한 지식이 있어 실무 담당자들을 지도 감독하고, 지역의 현안문제를 꿰뚫고 시민들과 융합할 수 있는 유연성의 리더십이 있어야 하겠다.

유권자들의 판단과 후보 선택의 기준을 보면 참으로 안타까운 심정이 든다. 한마디로 인기영합의 정치에 현혹 되고 있다는 것이다. ‘지금 당장 먹기에는 감보다는 곶감이 달다’라는 말이 있다. 혈세를 갖고 분배라는 미명아래 곶감을 나누어 주니까 금고가 바닥이 나고 있다. 시·도민들한테는 일자리(낚시)를 만들어 주어야 하는데, 임금(물고기)을 인상(잡아) 해 주니까 좋아하고 있다. 머나먼 혜안으로 내일을 생각하는 냉철한 사고력이 요구되는 때이다.

둘째, 혈연, 지연, 학연관계를 생각하고 있다는 사실이다. 선거는 종회장이나 동창회장을 뽑는 것이 아니다. 국회의원은 정당의 이념을 보고 선택하지만, 지자체장이나 시·도의원들은 인물중심의 선택이다. 학연과 지연관계를 활용한다면 결집보다는 분열이 되고, 오히려 지역갈등을 조장하게 될 것이다. 같은 당원이라도 상대후보를 지지할 수 있어야 한다.

셋째, 과거의 선거에서 당선된 후보자가 약속을 잘 지켰는가를 곰곰이 생각해 보라. 지금까지 우리는 정치가들의 감언이설과 거짓말의 공약에 속았고, 내 영혼을 투표지 한 장에 팔아먹었다. 정치가는 거짓말을 잘 해야 하고, 전쟁터의 장군은 사람을 많이 죽여야 영웅이 된다는 사실이다.

넷째, 후보 선택에서 내 자신의 판단력이 흐려지면 식견 있는 선배들과의 대화를 통해서 해답을 얻어 보시요. 옛 말에 “어른의 말을 들으면 자다가도 떡을 얻어먹을 수 있다.”고 했다. 어른들은 인생의 많은 노하우를 지니고 있다. 희로애락의 쓴맛과 단맛, 그리고 성공과 실패를 반복하는 경험을 해 왔다. 사람은 연륜이 지남에 따라 철이 들고 생각도 깊어지게 된다. 이것이 원로들의 지혜다.

유권자들이여! 보다 살기 좋고 행복한 세상을 만들려면, 더 차갑고 따가운 시선으로 세상을 바라보아야 한다. 냉철한 판단력으로 앞으로의 십년을 내다보는 혜안의 지혜가 필요하다. 젊은이들은 좀 더 성숙한 기다림의 마음을 갖고 생각해 보라. 눈앞의 곶감보다는 먼 훗날의 연시를 생각하고, 물고기를 얻어먹기 보다는 내 자신이 낚아 먹고, 다른 사람들에게 잡아도 주어야 하지 않을까?

현재는 언제나 서럽고 마음은 미래에 살고 있다. 내일의 밝은 희망과 행복한 세상은 여러분들의 가슴속에 있다. 이것을 캐내는 작업이 바로 선거에서 올바른 지도자를 선택하는 것이다.

이세재 평택서부노인 복지관 운영위원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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