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민계정에서의 투자가 일반 투자와 다른 점

부동산, 주식, 펀드 등에 흔히 쓰이는 ‘투자’라는 말은 개인이나 기업이 어떤 물건이나 금융상품을 구입하는 행위를 의미한다.

하지만 이 개념은 국민계정에서 말하는 투자와는 그 의미가 전혀 다르다.

국민계정에서 정의하는 투자를 이해하려면 먼저 한 나라가 생산한 제품들이 어떻게 사용되는지 살펴볼 필요가 있다. 한 해 생산된 제품은 대부분 소비로 사용된다. 가계는 생계를 위해, 정부는 국방, 복지, 치안 등을 위해 소비한다.

그런데 생산된 제품의 일부는 소비되지 않고 새로운 생산을 위해 재투입된다. 기업은 시설을 갖추거나 건물을 짓는 등 새로운 생산을 위해 물품을 구입한다. 이처럼 소비가 아닌 새로운 생산을 위해 제품을 사용하는 것을 국민계정에서는 투자라고 정의한다. 이는 소비로 인해 물품이 사라지는 것이 아니므로 새로운 자본의 추가라고 볼 수 있다.

따라서 국민계정상에서 개인의 주식, 채권 구매 등은 이미 존재하고 있는 제품의 소유권이 경제주체들 사이에서 이동하는 것에 불과하며, 새로운 생산을 위한 것이 아니므로 투자가 아니다.

국민계정상의 투자는 어떤 자본재를 구입했느냐에 따라 설비투자, 건설투자, 지식재산생산물투자 등으로 나누어진다. 설비투자는 생산설비를 새롭게 구입하는 것을, 건설투자는 건물을 짓거나 도로, 항만 등 제반시설을 마련하는 것을 의미한다. 그리고 새 국제기준에 따라 연구개발(R&D), 오락·문화작품 등 지식재산생산물도 투자로 분류되고 있다.

국내 국민계정 통계 기준으로 2016년 생산된 재화의 총 가치(명목기준 GDP)는 약 1천637조 원이었다. 이중 민간소비 798조 원, 정부소비 249조 원 등을 제외하고, 투자로 지출된 돈은 485조 원으로 집계되었다. 이중 건설투자로 259조 원, 설비투자로 133조 원, 지식재산생산물투자로 93조 원이 사용되었다.

투자가 국민경제에 미치는 효과를 살펴보면 먼저 수요를 증대시킨다. 기업이 새로운 기계를 국내에서 한 대 구입하면 그만큼 총수요가 늘어나며, 기업이 판매자에게 지불한 금액은 그 사람의 소득이 되어 소비로 사용되므로 그만큼 총수요가 더 늘어나게 된다. 또한, 투자는 장기적으로 한 나라의 생산능력 제고에 기여한다. 기업들이 생산설비를 추가하거나 연구개발을 실시할 경우 생산성이 향상되어 국민경제가 활성화된다. 그리고 기업 이익이 증가하면 임금, 배당금 등도 늘어나 이를 수혜하는 사람들의 소득과 소비도 늘어나게 된다.

다만, 이러한 투자는 해외에서 이루어지거나, 이윤이 생산참여 주체들에게 적절히 분배되지 않을 경우 국내소비로 연결되지 못하는 문제점이 나타날 수 있으므로 유의할 필요가 있다.

한국은행 경기본부 기획금융팀 정현석 조사역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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