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2018 평창동계올림픽 스피드스케이팅 남자 500m에 출전해 은메달을 딴 한국 차민규가 20일 강원도 평창 메달플라자에서 열린 시상식을 마친 뒤 팬들을 위해 포즈를 취하고 있다. 연합
‘은빛질주’에 성공한 차민규(동두천시청)는 깜짝 메달을 획득한 뒤 “말이 안 나올 정도로 벅차다”라고 말했다.

그는 19일 강릉스피드스케이팅경기장에서 열린 평창올림픽 스피드스케이팅 남자500m에서 34초42의 기록으로 2위를 차지한 뒤 “3위 안에 들었으면 좋겠다는 생각을했는데, 은메달이라는 결과가 나왔다”라면서 “목표를 달성해 기분 좋다”고 말했다.

그는 이날 올림픽 타이기록을 세웠지만, 이후에 나온 노르웨이의 호바르 로렌첸(34초41)에 밀려 준우승했다. 차이는 불과 0.01초였다.

차민규는 “목표한 기록이 나와 성공했다고 느꼈다”라며 “금메달까지 바라볼 수 있겠다 했는데 아쉽긴 아쉽다. 솔직히 상대 선수들이 실수했으면 좋겠다고 생각했다”고 말해 웃음을 안겼다.

그는 ‘차민규에게 0.01초란?’이라는 질문에 “짧은 다리”라고 말해 좌중을 웃겼다. 간발의 차이로 금메달을 놓친 데 대한 아쉬움을 농담으로 표현한 것이다.

로렌첸이 기록을 경신한 모습을 보고 어떤 기분이 들었는지 묻는 말엔 “약간 놀랐다”라면서 “목표가 3위권이었기에 겸손하게 결과를 받아들였다”라며 미소를 지었다.

‘아까워서 다시 한 번 경기해 보고 싶지 않느냐’는 질문에는 “저만 아니라 다른선수들도 다시 타면 더 잘 탈 수 있다”며 웃었다.

차민규는 지난 2014년 소치동계올림픽 국내 선발전을 앞두고 발목 부상으로 올림픽 무대를 밟지 못했다.

그는 TV로 동료 선수들을 지켜보며 각오를 다졌다.

차민규는 ‘소치올림픽에서의 아픔이 도움됐나’라는 질문에 “스케이트를 다시 타기까지 재활에 6개월이 걸렸는데, 당시 진로를 바꿔야 할지 고민하기도 했다”라면서“그나마 재활이 잘 돼 복귀할 수 있었다”고 말했다.

이어 “소치올림픽에 못 나간 만큼, 평창올림픽은 더욱 열심히 준비했다”고 밝혔다.

쇼트트랙에서 스피드스케이팅으로 전향한 과정에 관해서도 설명했다. 그는 “몸싸움을 싫어하는 경향이 있고, 전명규 한국체대 교수님이 권유해 종목을 바꿨다”라며 “다만 쇼트트랙에서 단련한 곡선주로 주법이 많은 도움이 되고 있다”고 말했다.

그는 당시가 이승훈(대한항공)이 쇼트트랙에서 스피드스케이팅으로 전향해 성공 가도를 달릴 때였다며 “단거리에서는 성공사례가 없었기 때문에 호기심 반으로 도전했는데, 대표 선발 바로 아래 수준인 7~8위 기록이 나와 태극마크에 가까워질 것 같아 계속했다”고 덧붙였다.

단점에 관해선 “아직 직선주로가 부족해 중심이동을 하기가 힘들다”며 “첫 100m 구간에서 9초 40대를 뛴다면 더 좋아질 것 같고, 마지막 100m 부분에서도 체력이 좀 더 있어야지만 힘을 쓸 수 있는데 잘 보완해나가겠다”고 밝혔다.

차세대 단거리 에이스로 우뚝 선 차민규는 “앞으로 더 좋은 성적을 거두고 싶다. 잘 타는 후배들도 많은데 많은 관심 가져달라”라고 메시지를 남겼다. 연합
저작권자 © 중부일보 - 경기·인천의 든든한 친구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