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방선거 D-112] 만나자마자 정부 비난 맞장구...판교스타트업캠퍼스 간담회선 남경필지사 앞세우고 발언권 양보

▲ 자유한국당 홍준표 대표가 20일 오후 성남시 판교 스타트업캠퍼스에서 열린 입주 기업인들과 간담회에서 남경필 도지사의 설명을 듣고 있다. 노민규기자
20일 홍준표 자유한국당 대표의 경기도 방문 관전 포인트는 홍 대표의 남경필 경기지사 ‘힘 실어주기’로 모아졌다.

한국당 복당 전까지만 해도 남경필 지사를 ‘배신자’로 지칭했던 홍준표 대표가 이번 방문에서는 남 지사의 등을 떠밀어주는 제스쳐를 보였기 때문이다.

홍 대표와 남 지사는 이날 오전 경기도청에서 열린 경기 안전 및 생활점검회의에서 문재인 정부의 경제정책 비판에 한 목소리를 냈다.

홍준표 대표는 “세탁기 세이프가든 문제 뿐만 아니라, 최근 철강문제까지 겹쳐서 대한민국이 안보에 이어 경제까지 흔들리고 있다”면서 “그 이유는 세계가 북핵제재를 위해 대북압박을 하고 있는데 대한민국만 친북정책을 취하고 있기 때문”이라며 미국의 보호무역조치의 발단을 정부의 대북정책 기조로 돌렸다.

발언권을 넘겨받은 남경필 지사 또한 정부의 최저임금 인상을 강하게 비판했다.

남경필 지사는 “새해 들어 소상공인들과 대화를 나누고 있는데 다들 못 살겠다고 한다. 자유한국당에 정부의 급격한 최저임금 인상 정책을 막아달라고 한다”며 입을 열었다.

남 지사는 “조만간 최저임금발 보육대란이 시작될 것이다. 최저임금이 오르면서 어린이집 선생님들의 급여가 22만2천 원이 올랐지만, 보육료는 인상하지 않고 있다”면서 “대책이라고 내놓은 것이 일자리안정자금이지만, 실제로 줘봐야 그냥 4대보험 공단으로 들어가게 된다. 현장에서는 이를 4대보험공단 안정자금이라고 부른다”며 날을 세웠다.

그간 선명하게 다른 정치노선을 걸어온 두 사람이 문재인 정부의 경제정책에 대해서는 동일노선을 나타낸 것이다.

홍준표 대표는 오후 판교 스타트업캠퍼스에서 이뤄진 입주기업 간담회에서는 남 지사를 전면에 내세우며 역할을 부각시켰다.

홍 대표는 인사말에서 “지금부터 젊은 스타트업 사업 하시는 분들의 애로사항을 경기도 차원에서 남 지사님이 책임있게 돕겠다”며 운을 띄웠다.

실제 한국당 지도부들이 대거 참석한 당시 간담회는 남 지사의 주도로 진행됐다.

이같은 홍준표 대표의 행보에 대해 정치권에서는 홍 대표가 지방선거에 앞서 남 지사를 띄워주기 위한 것이라는 분석이 제기된다.

수도권 인구 유입에 따른 진보표심 증가로 격전이 예상되는 경기지사 선거에 경쟁력을 갖춘 인물로 남경필 지사가 유력하게 꼽히기 때문이다.

한국당의 한 관계자는 “홍 대표가 공개석상에서 지방선거에 대한 직접적인 발언을 하지는 않았지만, 남 지사를 눈에 띄게 밀어주는 분위기가 지속됐다”면서 “경기지역 경선방침에 대해 확정되지는 않았지만 남 지사에게는 청신호로 해석될 가능성이 다분하다”고 전했다.

문완태·오정인기자/myt@joongbo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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