새해 들어 연이은 화마(火魔)가 전통시장을 덮쳤지만 보험사의 거절로 시장 상인들은 화재보험 가입에 어려움을 겪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문제 해결을 위해 정부가 정책성 보험을 도입했으나 큰 성과없이 표류하는 모양새다.

20일 소상공인시장진흥공단(소진공) 등에 따르면 2016년 기준 전국 전통시장 점포 20만9천193개 가운데 34.8%인 7만2천799곳만 화재보험에 가입했다.

경기도 내에서는 1만9천610개 점포 중 53.8%의 1만550곳이 화재보험에 가입한 것으로 집계됐다.

전통시장이 화재보험 가입에 난한을 겪는 것은 보험사의 심의 단계를 넘지 못해서다.

특히 안전등급이 낮거나 화재 발생 우려 및 발생 시 피해가 큰 화재경계지구 등에 지정된 전통시장은 필요성에도 불구, 오히려 보험사의 현장실사 또는 심의 단계에서 줄줄이 탈락하고 있다.

소진공의 실태조사 결과에서도 화재보험 미가입 전통시장 중 가입의사는 있으나 보험사 인수 거절로 가입하지 못한 비율이 34.6%에 달했다.

지난해 국가안전대진단 결과 도내 C, D등급 전통시장은 11곳(C등급 10곳·D등급 1곳), 화재경계지구 지정 전통시장은 12곳(남부 8곳·북부 4곳)이다.

수원시의 한 상인회 관계자는 “안전등급 C, D를 받은 전통시장은 화재보험 가입하고 싶어도 심의과정에서 다 탈락이다”며 “상가형 시장은 상황이 나은 편이지만 거리형 시장은 화재보험 하나 가입도 너무 어렵다”고 토로했다.

정부는 이같은 애로를 해결하고자 지난해부터 정책성 보험인 ‘전통시장 화재공제’를 운영하고 있다.

그러나 이마저도 홍보 부족, 상인회 참여 저조 등으로 미미한 가입률을 보이고 있다.

지난 18일 기준 전국은 8천185개(3.91%), 경기도는 1천227개(5.58%) 점포만 참여했다.

경기도상인연합회 관계자는 “화재공제 관련, 시장 상인들은 잘 모른다. 보상금도 적은 편이 아니라 홍보를 통해 상인회의 적극적인 참여를 유도해야 할 것”이라고 주문했다.

소상공인시장진흥공단 관계자는 “정부 사업으로 민간 보험사와 달리 C, D등급도 인수 거절하지 않고 신청받고 있다”며 “올해부터 인력 확충을 통해 적극 홍보에 나설 계획”이라고 말했다.

한편, 최근 3년간(2015~2017년) 도내 전통시장에서 발생한 화재는 모두 11건, 이로 인한 재산상 피해는 1억767만여 원 규모였다.

지난달에도 23일 의정부 제일시장, 29일 평택 통복시장 등에서 화재가 발생한 바 있다.

채태병기자/ctb@joongboo.com
저작권자 © 중부일보 - 경기·인천의 든든한 친구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