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왜 저녁에는 약값을 더 비싸게 받나요?”

휴일·야간에 약국에서 약을 지을 경우 조제료 할증이 붙은 지 수 년째지만 이에 대한 홍보가 제대로 이뤄지지 않아 여전히 많은 시민들이 할증제도에 대해 모르고 있는 것으로 드러났다.

20일 보건복지부, 건강보험심사평가원 등에 따르면 현행 보건복지부 고시에는 평일 오후 6시부터 다음날 오전 9시까지, 주말을 포함한 공휴일 약국에서 약을 조제할 경우 조제료의 30%가 가산된다.

이는 약사들의 야간 및 주말 조제를 유도해 평일 낮 시간에 약국을 찾기 어려운 환자들에게 편의를 제공하기 위해 마련된 제도로, 2000년 9월부터 시행돼 왔다.

그러나 이 같은 제도가 시행된 지 수년이 흘렀음에도 불구하고, 홍보 부족으로 인해 여전히 많은 시민들이 야간조제 할증제도에 대해 알지 못하고 있는 것으로 드러났다.

실제 이날 오후 도내 약국을 방문한 시민 27명에게 물어본 결과 5명만이 이 같은 내용을 인지하고 있었고, 인지하게 된 경위도 의사나 부양가족 중 중증환자가 있어서인 경우가 다수였다.

시민 김모(20대)씨는 “피부과 주기적으로 가는데 의사가 주말에 약값이 더 비싸니까 한 번에 약을 많이 타 가거나, 주중에 약국을 이용하라고 말해줬다”고 말했다.

이처럼 홍보 부족으로 어려움을 겪는 것은 시민뿐만 아니라 약사들도 마찬가지다.

조제료가 가산되는 이유를 묻는 환자들에게 매번 설명을 해주고 있는 것은 물론 일부 시민들에게는 약값을 올려 받는 것 아니냐는 오해도 사고 있어서다.

대한약사회 관계자는 “약사회 측에서 2015년 홍보 포스터를 만들어 시도지부에 배포한 적이 있다. 환자들이 약값에 대해 질문하면 약사들이 대부분 질문하면 답을 해주는 상황”이라면서 “마치 약국만 야간·휴일 약값을 올리는 것처럼 비치는데 의원, 병원서도 똑같이 진료비가 오른다. 정부에서도 제대로 홍보를 해줘야 할 것 같다”고 말했다.

사정이 이렇자, 국민권익위원회는 지난달 4일에 휴일·야간 약국 조제료가 30% 가산된다는 점을 관계기관에 상시 안내·홍보토록 권고에 나섰다.

도내 지자체는 즉각 권고를 받아들여 보건소 홈페이지 등에 야간조제 할증제도에 대한 홍보에 나섰다.

수원시 관계자는 “시약사회에 협조 공문을 보냈으며, 홈페이지에도 해당 내용을 게시했다”고 말했으며, 성남시는 “그동안 약국 야간조제 할증제도에 대해 따로 홍보한 적은 없었으나, 권익위 권고를 받고 보건소 홈페이지 ‘알려드립니다’란에 휴일 및 심야 당번약국 현황을 올리면서 해당 제도에 대한 설명을 추가에 나섰다”고 전했다.

이에 대해 심평원 관계자는 “앞으로 격월간으로 발행되는 건강보험심사평가원 사보인 ‘건강을 가꾸는 사람들”에 관련 내용을 넣는 등 지속적으로 홍보에 나서겠다“고 말했다.

변근아기자
▲ 사진=연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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