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고고학적풍경-불의만다라, 소성된갯벌,철, 488x244x80(h)cm 2018
자연은 끝없이 순환한다. 더 하거나 덜 하는 것 없이 돌고 돈다. 인간도 마찬가지다. 흙에서 태어나 다시 흙으로 돌아가는 것처럼 말이다.

현대미술 작가인 차기율 작가는 이같은 인간과 자연의 순환 구조를 주제로 창작활동을 펼치고 있다.

그의 개인전, ‘순환의 여행/방주와 강목사이’가 오는 27일 인천 만석동 우리미술관에서 시작된다.

이번 전시는 차 작가가 오랫동안 작품의 주제로 삼아온 순환의 여행, 방주와 강목사이의 한 여정이다. 순환의 여행 프로젝트는 인간본성의 문제와 과거, 현재를 통해 보여지는 인류의 문제를 다시 한 번 확인하고 되짚어보는 예술과 인문학 탐구다.

전시 타이틀인 ‘순환의 여행/방주와 강목사이’는 작품의 범위와 이같은 여정을 함축적으로 제시하고 있다.

방주는 대홍수 이후 살아남은 노아의 방주를 의미하는 동시에 서양문명을 상징한다. 강목은 한방에서 쓰이는 약초나 약재의 세세한 기록서인 본초강목(本草綱目)에서 따온 것으로 동양사상을 의미한다. 서양으로 상징되는 ‘문명’과 동양으로 상징되는 ‘자연’의 융합을 나타내고 있다.

이번 전시에서는 강화도 인근 갯벌에서 채집한 게가 만든 탑들(집)을 노천소성(露天燒成, 야외에서 가마 없이 불을 때서 옹기나 도자기를 구워내는 과정)으로 구워 옮긴 대형 설치 작품을 비롯해 드로잉, 사진 작품이 함께 공개될 예정이다.

차 작가는 “복잡한 골목길에 얽혀있는 작은 집들과 바닷가 부두에 인접한 만석동의 환경은 갯벌에 군집을 이루어 살고 있는 게들의 생태를 닮아있다. 자연을 발굴하는 것으로 시작하여 자연과 상호 영향을 주고받는 인간의 순환구조를 탐구하는 여정을 본 전시 작품에 담아보고자 한다”라고 말했다.

인천문화재단 관계자는 “본 전시에 우리미술관을 찾는 관람자들이 예술을 통한 새로운 차원의 생명력을 경험할 수 있길 기대한다”라고 전시 기획취지를 설명했다.

한편, 전시는 다음달 27일까지 진행된다. 문의 032-764-7664.



김수언기자/soounchu@joongbo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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