깽깽이풀-DMZ
해금을 연주하듯 바람으로 깨운 하늘
짓밟히고 버려진 길 죽은 봄이 살아나듯
그 먼 날 뿌리 뽑힌 날들 나직이 불러본다
허리가 베어진 채 깽깽이로 딛고 선 땅
목쉰 절규 절뚝이며 새로 눈뜬 작은 풀꽃
녹이 슨 지뢰밭 너머 꽃씨들을 풀어낸다
내 안에 꽃 피느라 빈 가슴 쓰는 소리
아직 저린 아픔 위에 작은 시의 몸짓으로
절망을 배우기 위해 키를 한 뼘 높인다
서정화 시인
1977년생, 2007년 白水정완영 전국시조백일장 장원, ‘나래시조’신인상으로 등단. 한국작가회의, 한국시조시인협회, 오늘의시조시인회의 회원, 시집 ‘유령그물’ ‘나무 무덤’ 등.