예선전 직후 선수들의 경솔한 인터뷰가 화를 더 자초한 측면도 있다. 뒤쳐진 선수에게 화살을 돌려 태도 논란까지 불거졌다. 선수와 감독이 기자회견을 열고 해명했지만 진솔한 사과 대신 변명에만 급급해 비난이 더 커졌다. 선수의 개인 SNS에는 무차별적인 비난 댓글이 쏟아지고 있다. 실망스러운 것은 사실이지만 아직 경기가 남은 선수들의 발목을 묶는 원색적인 비난은 자제해야 한다. 다행히 최종 7, 8위전에서 팀워크를 발휘하는 모습을 보여줬지만 논란을 불식시키기에는 역부족이었다.
올림픽에 출전하기 위해 4년 그 이상의 시간을 준비하고 노력했을 선수들이다. 한 번의 실수로 대표자격 박탈을 운운하는 것도 선수들의 미래를 꺾는 일이다. 선수들 상호 간에 소통하지 못한 것이 가장 큰 문제지만 이런 상황을 충분히 예견하고도 대비하지 못한 감독·코치진, 연맹의 잘못도 크다. 앞으로 한국 빙상을 짊어지고 나갈 젊은 선수들이 실수를 딛고 더 많은 성과를 올릴 수 있도록 기회를 줘야 한다. 물론 그 이전에 진정한 용서와 사과가 전제되어야 할 것이다. 일단 아직은 경기가 남아있는 시점이다. 더 이상 사건을 확대시키는 것은 올림픽의 옥에 티가 될 것이며 국가적으로도 큰 손해다.
해외 언론들은 이번 사태를 집중 조명하면서 한국 선수들의 ‘따돌림 스캔들’이 평창올림픽에서 가장 실망스러운 장면이라고까지 언급하고 있다. 평창올림픽 중간평가에서 외신들로부터 아주 좋은 평가를 받았고, 선수들의 승전보가 국민들에게 감동을 주고 있는 상황에서 이번 사태가 이를 희석시키고 있는 것은 참으로 아쉬운 일이다. 올림픽이 끝난 이후 이번 사태의 진상은 당연히 밝혀질 것이다. 그간 소문만 무성했던 빙상계의 갈등과 문제점을 명확히 밝히고, 자정 노력을 기울여야만 한국 빙상의 앞날을 기대할 수 있을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