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활력, 그냥 생기나요? 움직여야 힘 생기죠"

“봉사는 내 마음 속에 상대를 배려하는 마음에서부터 시작된다고 생각해요. 가식없는 진솔한 마음이 자연스럽게 행동으로 나올 때 진정한 의미의 봉사가 가능하지요.”

9년 전 이천시에 새롭게 둥지를 틀면서 봉사활동으로 인생 2막을 연 이금예(71) 이천시노인종합복지관 은빛봉사단 회장은 22일 봉사철학에 대해 이같이 밝혔다.

이 회장은 이천시노인종합복지관 내 23기 장수대학 회장, 은빛봉사단, 무용반, 우리 춤 체조 봉사단 등의 리더로 활동하며 정열을 쏟아부어 ‘파워우먼’으로 통한다.



◇대기업 과장에서 봉사단 회장으로

이 회장은 은퇴 전 LG전자에서 청춘을 보냈다. 과장 재직 시절이던 56세의 젊은 나이에 은퇴를 결심했다. 이후 환갑도 안된 나이에 무엇을 하며 살까 고민하다가 작은 것이라도 배워 사회에 봉사를 하며 가치있는 삶을 실천하자고 결심했다.

대다수의 직장인이 그렇듯 이 회장 역시 휴일도 없이 일만 하다가 은퇴 후 농악, 연극, 댄스 등에 관심을 갖고 배우고 익히기 시작했다. 평택시 큰소리예술단에 입단하면서 처음 봉사활동에 참여할 수 있게 됐다.

그러던 중 2010년 이천시에 거주하는 조카의 권유로 이천생활을 시작하면서 주변의 추천으로 이천노인종합복지관을 찾아 봉사와 함께 인생2막을 시작하게 됐다.

이 회장은 이천노인종합복지관에서 운영하는 장수대학에 입학해 다양한 프로그램에 열정적으로 참여하면서 각급 동아리의 징검다리 역할을 해 오고 있다.

또한, 이천노인종합복지관에서 운영하는 다양한 프로그램의 반장으로서 투철한 사명감과 헌신적인 노력을 하면서 수상경력도 많다.

이천시의회 의장 표창, 장수대학수료식 모범표창 등 다양한 수상경력이 이 회장의 활약상을 그대로 보여주는 대목이다.

이 회장은 “내가 좋으면 다 좋은 것 같다”고 9년 간의 이천 생활에 대한 느낌을 표했다. 그는 “복지관에서 함께 하는 어르신들이 적극적이고 긍정적인 마인드를 갖고 있어 집에 있는 것보다 복지관에 있을 때가 더 편안하고 행복하다”고 환한 미소를 지었다.



◇외로운 노인들에 즐거움 전해

이 회장은 그 간의 초청공연을 포함한 자원봉사활동에 대해서도 꼼꼼히 챙기고 있다.

은빛봉사단이 이천지역 한사랑주간보호센터, 삼육요양원, 청미복지관 등을 찾아 다양한 공연을 통해 외롭고 쓸쓸한 노인들에게 웃음과 함께 삶의 활력소를 제공해 오고 있다.

이어 꽃사랑팀을 구성해 장애인복지관 노래자랑 초청공연, 이천새마을금고 짜장면나눔봉사 초청공연, 다문화가족지원센터 무지개문화축제 초청공연 등 사랑과 행복을 나눌 수 있는 곳이면 어디든 달려가 공연을 펼쳤다.

이 회장은 마흔셋에 남편을 잃고 아들 둘을 키우며 어려움 속에서도 여성파워를 발휘해 왔다.

그는 “여자라고 못할 것 없다. 요즘에는 여자가 남자보다 두배는 잘하는 것 같다”고 말했다.

이 회장은 “양로원이나 요양원을 찾아 공연할 때 다음에 다시 찾아달라는 치매어르신 등을 보면 마음이 짠하다”며 “그런 어르신들에게 다시 찾아가 즐거움을 주겠다는 다짐과 실천이 지금껏 봉사를 이어오게 하는 원동력이 됐다”고 전했다.



◇선배시민 대학 재능기부

이 회장은 이천노인종합복지관 장수대학 후원 동아리 회장을 맡으면서 주변의 어려운 이웃을 챙기고 있다. 2년 전 9명이었던 후원회원이 이 회장이 나서면서 이젠 100여 명이나 된다.

후원회원들은 십시일반으로 성금을 모아 독거노인에게 생활비를 지원하고 나아가 공부를 하고 싶어도 경제적 어려움으로 학업을 중단하는 학생들을 찾아 학비를 지원하는 등 소리소문 없는 진정한 봉사로 이천의 미래를 밝히고 있다.

최근 이천노인종합복지관이 매년 20여 명이 참여하는 ‘선배시민대학’이라는 새로운 프로그램을 운영하고 있다. 다름 아닌 어르신들이 갖고 있는 경륜과 경험을 지역사회발전에 환원하는 재능기부 형태의 봉사활동이다.

이 회장은 과거 훈장이셨던 부친의 예절교육을 떠올리며 이 프로그램에 적극적으로 참여하고 있다. 이 회장은 “요즘 아이들이 과거에 비해 제대로 된 예절교육 등을 받지 못하고 있다”며 “사회활동의 근간이 되는 예절교육은 어려서부터 몸에 베도록 하는 것이 중요한 만큼 일선 초등학교를 찾아 아이들과 어울리면서 자연스럽게 어른에 대한 예절을 배울 수 있도록 하고 싶다”고 말했다.

최경규 이천노인종합복지관 관장은 이금예 회장에 대해 “복지관 내 13개 봉사단의 리더로 적극적인 활동을 하며 가일층 활력이 넘치는 복지관을 만드는데 앞장서고 있다”며 “여성으로서의 섬세함과 그간의 대기업 근무에서 얻은 리더십으로 이천노인종합복지관에 꼭 필요한 어르신”이라고 칭찬을 아끼지 않았다.

이금예 회장은 “100세 시대를 맞은 요즘 모든 어르신들이 건강하게 활력 넘치는 노년을 보낼 수 있도록 미약하나마 힘을 보태고 싶다”며 “더 많은 어르신들이 복지관을 찾아 즐겁고 행복한 나날을 함께 했으면 좋겠다”고 말했다.

김웅섭기자/1282kim@joongboo.com



이금예 회장의 인생 2막 Tip

1. 배우고 익혀라.

대기업 은퇴 후 농악, 연극, 댄스 등 다양한 것을 배우고 익혔다. 그것을 바탕으로 다른 사람들에게 즐거움을 전할 수 있었다. 끊임없이 배움의 길을 걷는다면 해야하고 하고 싶은 많은 일들이 생긴다.



2. 적극적으로 참여하라.

동아리 활동을 하더라도 열정을 다해 참여하면 사명감이 생긴다. 다양한 프로그램을 접하고 발전 방안을 생각하고 하다 보면 타인과 더불어 더 가치 있는 일을 만들 수 있게 된다.



3. 소외된 이웃을 살펴라.

주변에 어려운 이웃을 챙기는 것은 사회의 어른이 된 노인들의 역할 중 하나다. 혼자도 좋고 뜻을 함께하는 지인들과 힘을 모아도 좋다. 경제적으로 어려움을 겪고 있는 이들을 돌아보게 되면 세상을 더욱 살만해 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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