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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치시대] 수원시와 화성시의 '치킨게임'

정겸 2018년 02월 22일 목요일

오래된 사진관 앞을 지나다 보면 빨간 재킷과 청바지를 입은 미국 영화배우 제임스 딘의 색 바랜 사진을 볼 경우가 있다. 그가 세상을 떠난 지 반세기가 지났는데도 아직도 그의 흔적이 남아 있는 것은 ‘에덴의 동쪽’, ‘이유 없는 반항’, 그리고 ‘자이언트’ 라는 대 걸작 영화에서 당시 청소년들의 로망이자 아이콘으로 작용했기 때문이다. 그 중 ‘이유 없는 반항’에서 주인공 짐의 역할을 맡은 제임스 딘은 이사를 간 마을에서 텃세를 부리는 동년배 버즈와 기 싸움을 하게 된다. ‘치킨 런’ 시합으로 자신들의 담력을 증명하기 위하여 위험한 게임을 벌이면서 영화는 전개된다. 이 영화에서 두 친구는 절벽을 향해서 차를 타고 질주하며 벼랑 끝에 더 가까이에서 정지하거나 브레이크를 나중에 밟는 사람이 승리를 하게 되는 것이다. 자동차 2대가 절벽을 향해 돌진하는 장면이 전 세계적으로 화제를 불러일으키며 ‘치킨게임’이라는 용어가 생성되기도 하였다. ‘치킨게임’은 2대의 차량이 마주보며 전력 질주하다가 충돌 직전 먼저 방향을 틀게 되면 치킨, 즉 겁먹은 닭이 되어 지게 되는 것이며 만약 한 치의 양보 없이 마주 달리면 결국 충돌하여 모두가 죽게 되는 것이다.



그런데 지금의 수원시와 화성시를 본 순간 왜 이 영화가 뇌리에서 맴도는 것일까? 화성시 궁평항에서 설 연휴를 보낸 나는 그럴 수밖에 없다는 이유를 알게 되었다. ‘군 공항 이전’ 사업이 수원시와 화성시 사이에서 만리장성보다 더 길고 두껍게 벽을 치고 있다는 것이다. 차례를 지내고 성묘를 가는 길 위에서도, 마을회관 윷놀이 판에서도, 농악놀이가 한창인 경로당 앞마당에서도, 궁평항 어판장에서도, 삼삼오오 모이기만 하면 ‘수원전투비행장’이 화성호 매립지로 이전 할 경우 남녀노소를 불문하고 결사항쟁이라며 그 결기가 대단해 보였다. 특이한 점은 이곳에 모여 있는 대 다수의 사람들이 고향은 이곳 궁평항 인근이지만 현재의 거주지는 수원시임에도 고향이며 부모들이 거주하는 이곳에 힘을 실어주며 응원을 하고 있는 것이었다. 특히, ‘군 공항 이전 및 지원에 관한 특별법’이 작년 7월에 시행되고 있음에도 정부, 즉 국방부가 주체가 되질 않고 아직도 이전관련 용역을 상대성이 있는 수원시에서 수행 하는 것에 대하여 이해를 못한다고 했다. 한 예로 군 항공기 이착륙에 따른 소음 피해에 있어서도 ‘공항소음 방지 및 소음대책지역 지원에 관한 법률’에는 75웨클(WECPNL) 이상 지역을 소음영향권, 즉 소음피해 지역으로 규정한다. 로 되어있는데 가상의 활주로를 기준으로 항공기 소음을 예측했다는 발표 자료에 의하면 ‘활주로에서 6㎞가량 떨어진 매향리와 궁평항, 4㎞ 떨어진 에코팜랜드, 서신·마도면 모두 75웨클 이상의 ‘소음영향권’에서 벗어났다’하였다. 그러나 측정한 장소와 기준이 모호하며 설사 그런 자료가 나왔다 하더라도 기준이상인 75웨클이나 기준이하인 70웨클은 전투기의 탑재 용량과 이착률의 고도에 따라 실시간으로 다룰 수 있고 그에 따른 현장 체감 소음은 마찬가지이므로 그것은 제도를 악용한 꼼수에 불과 하다며 수원시 발표에 거부감을 표명했다. 더구나 새 공항조성사업에 5조463억 원, 이전지역 지원 사업비 등 총 6조 9천997억원이 소요되는 국책사업임에도 정부는 나서질 않고 수원시와 수원시에 지역구를 둔 국회의원들이 이전추진에 앞장서고 있어 힘없고 백없는 농어촌 주민들만 희생양으로 삼는 현실에 대하여 불만을 토로했다.

천 수원시와 화성시는 평생 이웃이며 한 형제이다. 수원시와 화성시는 1949년 8월15일 정부의 행정구역 개편으로 분리되었다. 왜 수원시와 화성시가 싸워야만 하는가? 군 공항 이전사업은 분명 국책 사업이다. 정부는 지방자치단체 간 갈등만 부추기며 구경만 하고 있는 형국이다. 이제는 수원시와 화성시가 함께 힘을 모아야 된다. 더 이상 치킨게임을 해서 아니 된다. 군 공항 이전사업은 국가의 안위를 위한 천년대계 사업이다. 특정지역 주민을 위한 포퓰리즘으로 접근해서는 안 되며 정부가 충분한 시간을 두고 좀 더 계획적이 치밀한 대책과 방안을 마련하여 추진되어야 할 것이다.

정겸 시인, 경기시인협회 이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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