겨울의 맹추위가 한풀 꺾이고, 따뜻한 봄기운이 조금씩 풍기는 듯한 요즘, 드디어 야외활동 하기 좋은 날씨가 찾아왔다.

그동안 집 안에 틀어박혀만 있었다면, 이번 주말에는 밖으로 나가보는 것도 좋을 듯 하다.

방구석에 늘어지게 낮잠을 자는 것도 좋겠지만, 등산화를 신고 가족들과 등산에 나서보는 것도 좋다. 겸사겸사 한반도 곳곳에 자리하고 있는 ‘출렁다리’ 들을 찾아가 보는 것은 어떨까.

출렁다리는 최근 등산, 트래킹, 관광의 한 트렌드가 됐다. 아찔한 높이에서 내딛는 한 걸음, 한 걸음은 그 어떤 놀이기구보다도 스릴만점이다.

다리도 떨리고, 심장도 떨리는 유명 출렁다리 명소들을 한 데 모아 소개한다.


▲ 길이 200m, 폭 1.5m로 산악보도교 중 국내 최대규모인 '원주 소금산 출렁다리'가 11일 개통해 시민들이 다리를 건너고 있다. 소금산 출렁다리는 원주시 지정면 간현관광지 내 소금산 등산로 일부 구간 중 100m 높이 암벽 봉우리를 연결하는 다리다. 절벽 위에는 길이 12m의 스카이워크도 설치돼있어 아찔함과 스릴을 느낄 수 있다. 사진=원주시

▶원주 소금산 출렁다리

소금산 출렁다리는 최근 MBC TV예능 프로그램 ‘무한도전’에 등장한 명소로, 지난달 11일 개통했다.

유재석이 두려움에 떨며 낙엽을 쓸어내는 모습이 전파를 타 더욱 유명해진 이곳은 길이 200m, 폭 1.5m로 산악보도교 중 국내에서 가장 길다.

정확히는 강원도 원주시 지정면 간현관광지 내 소금산 등산로 일부 구간 중 100m 높이 암벽 봉우리를 연결하는 다리다.

다리에서 가장 높은 곳은 말그대로 100m높이. 그저 바라보기에도 아찔한 이 높이에서 걷노라면, 사지가 덜덜 떨린다.

출렁다리는 지름 40㎜ 특수도금 케이블이 여덟 겹으로 묶여 양쪽 아래위로 다리를 지탱한다.

몸무게 70㎏이 넘는 성인 1천285명이 동시에 지나갈 수 있으며 초속 40m 강풍에도 견딜 수 있도록 설계했다.

소금산 출렁다리는 절벽 끝에서 구름 위를 걷는 스릴을 선사한다.

동시에 섬강의 비경과 원주시 지정면은 물론 경기도 양동지역까지 한눈에 들어온다.

애초부터 소금산은 작은 금강산이라 불릴 만큼 멋진 경치를 자랑하는 곳으로 수려한 자연 속에 내딛는 한발짝은 쾌감을 선사한다.

이용객 편의를 위해 출렁다리까지 등산로 구간은 목재 데크로 설치하고, 출렁다리와 데크에 LED 조명을 설치해 야간에도 이용할 수 있다.

출렁다리와 전망대 이용료는 올해까지 무료다.

통행시간은 오전 9시부터 오후 6시까지, 동절기에는 오후 5시까지 이용할 수 있다.

어느새 소금산 출렁다리는 완벽한 랜드마크로 자리잡았다. 개통 한 달만에 20만 명의 관광객 다녀간 만큼, 가장 핫한 다리가 된 것. 따뜻한 날씨에 관광객들이 더 몰릴 수 있으니, 늦기전에 가보는 게 좋을 듯 하다. 평창올림픽을 즐기고 돌아오는 길에 원주를 들렸다 오는 것도 좋은 코스가 될 것이다.



▶파주 감악산 출렁다리

원주가 멀어 가기 부담스러운 경기도민들은 충분히 경기도내에서도 출렁다리를 만나볼 수 있다.

파주시 감악산에 찾아가보자.

감악산은 개성 송악산(705m), 포천 운악산(936m), 가평 화악산(1,468m), 서울 관악산(629m)과 더불어 ‘경기 5악’(五岳)으로 불리는 명산이다. 산림청이 지정한 전국 100대 명산 중 하나다.

이곳에 가면 폭 1.5m, 길이 150m의 운계출렁다리가 관광객들을 기다리고 있다. 높이는 대략 45m정도.

직경 40mm짜리 강케이블 4개를 다리 위아래에 설치해 몸무게 70kg인 성인 900명이 동시에 통행할 수 있다.

산의 양쪽 계곡을 서로 연결하는 현수교 형태로 이어진 다리는 주탑이 없어 다리 위 경관이 탁 트여 있는게 특징이다.

출렁다리 양쪽 끝 언덕 위에 조성된 감악전망대와 운계전망대에 오르면 감악산과 어우러진 출렁다리 일대의 황홀한 풍광이 한 눈에 들어온다.

감악산은 산 정상을 중심으로 북서쪽은 파주시 적성면, 북동쪽은 연천군 전곡읍, 남동쪽은 양주시 남면 등 3곳에 걸쳐 있다.

감악산 등산로는 범륜사 계곡길 경유 만남의 장소∼약수터∼얼음재 경유 정상이나 임꺽정 봉으로 향하는 코스가 가장 인기 있다.

출렁다리가 생긴 이후에는 등산인들 대부분 출렁다리를 기점으로 범륜사 계곡으로 향한다.

감악산 출렁다리의 가장 큰 특징은 접근성이 쉽다는 점. 주차장에 차를 세운 후 등산로를 따라 10분만 올라가면 출렁다리를 거닐 수 있다. 이어 인근에 있는 운계폭포도 감상하고 범륜사까지 돌아보는데 1시간 정도면 충분하다. 입장료는 무료로 운영된다.

누적관객수 100만 명에 달하는 감악산 출렁다리는 명실공히 경기도의 명품 관광 코스로 자리잡았다. 악 소리나는 출렁다리를 건녀면 악 소리나게 아름다운 관경은 덤이다.



▶청양 천장호 출렁다리

충청남도 청양에도 명물 출렁다리가 있다.

바로 천장호 출렁다리가 그것. 2009년에 만들어졌으며 총길이 207m로 출렁다리 중에서는 가장 길다. 동양에서는 일본 오이타현 고공 현수교(길이 370m)에 이어 두 번째 큰 규모다.

소금산 출렁다리는 산악보도교 중 가장 길다는게 다른 점이다.

다리 한가운데에는 청양의 특산물인 구기자와 고추를 형상화한 높이 16m의 주탑이 있다. 그 아래를 지나 폭 1.5m의 출렁다리가 시작되는데 20m쯤 걸어가면 상하 좌우로 출렁이며 은근한 스릴을 선사한다. 30~40cm정도 흔들리게 설계됐는데, 이런 미묘한 흔들림이 심장을 철렁하게 만든다.

다리를 건너면 전망대와 칠갑산으로 향하는 등산로가 이어진다.

천장호 출렁다리는 높이를 자랑하는 산악보도교 같은 스릴이 아닌, 수면위를 걷는 것 같은 색다른 기분을 선사한다.

김수언기자/soounchu@joongbo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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