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9일 첫 발견 후 농식품부에 보고… 결과 확인까지 인천해수청엔 통보 안해
관계기관 뒤늦게 비상협조체계… "확정 전까진 혼란 우려한 듯"

▲ 농림축산검역본부 관계자들이 붉은불개미가 발견된 인천항 창고와 주변 지역에서 방역작업을 하고 있다. 연합
최근 인천항에서 처음으로 붉은불개미가 발견됐다.

검역당국은 최초 분류동정에서 붉은불개미라는 사실을 파악했음에도 관계기관인 인천지방해양수산청에는 통보하지 않았다.

인천해수청은 관할구역에서 발생한 일을 이틀만에 안 것이다.

검역당국은 관계기관 통보 매뉴얼이 확인되지 않아 알리지 않았다는 입장이다.

국내 주요 항이 붉은불개미 청정지대가 아니라는 것이 드러난 만큼 관계기관 간 소통 매뉴얼을 보완해야한다는 지적이 나온다.

◇인천항에서 발견된 붉은불개미

인천항의 물류 검역을 실시하는 농림축산검역본부 중부지역본부는 지난 19일 오후 5시께 붉은불개미로 추정되는 개체 1마리를 발견했다.

인천항에 도착한 중국 복건성 선적의 중국산 고무나무묘목을 검역하는 과정에서 발견됐다.

중부본부는 이 개체를 시료로 채취해 다음날 20일 오후 5시 40분께 1차 분류동정에서 붉은불개미인 것을 최초 파악했다.

같은 날 중부본부는 경북 김천의 농림축산검역본부로 시료를 보냈다. 본부는 오후 7시께 2차 분류동정에서 붉은불개미로 확정했다.

본부는 확인 이 후 상위기관인 농림식품부에 붉은불개미 발견 사실을 보고했고 해양수산부를 거쳐 인천해수청에 전파됐다.

◇관할구역에서 발생 이틀만에 안 인천해수청

검역당국은 인천에서 실시한 최초 검사결과를 인천해수청에 통보하지 않았다. 당시 관계기관 통보 매뉴얼이 확인되지 않는다는 이유였다.

검역당국 관계자는 "보고 절차에 따라 상위기관에 발견 사실을 알렸고, 관계기관 통보에 대한 매뉴얼은 확인되지 않는다"고 말했다.

인천항의 긴급상황에 대응하는 인천해수청은 붉은불개미 발견 사실을 이틀동안 알지 못했다.

검역당국이 발견~의심~추정~파악~확정하는 단계에서 관할구역을 책임지는 인천해수청은 눈만 뜨고 있었던 셈이다.

인천해수청도 검역당국이 직접 알리지 않은 사실을 파악은 하고 있지만, 자체판단이라는 입장이다.

인천해수청 관계자는 "검역당국이 확정 전까지 관계기관의 혼선과 혼란을 우려해 직접 알리지 않았던 것으로 판단하고 있다"고 말했다.

◇관계기관 대응 문제 없나

검역당국과 관계기관은 파악 이틀만인 21일부터 본격적인 비상협조체계를 구축해 붉은불개미 추가유입 차단 등 긴급대응을 진행했다.

다행히 이번에 인천항에서 발견된 붉은불개미는 단순 일개미로 번식능력이 없는 것으로 확인됐다.

문제는 부산항에 이어 두번째로 인천항에서 붉은불개미가 발견된 만큼 향후 같은 일이 벌어질 수 있다는 점이다.

때문에 검역당국과 관계기관 간 신속한 전달 체계를 통해 대응해야한다는 지적이다.

인천항 한 관계자는 "관할구역에서 발생한 일을 상위기관을 돌고 돌아 이틀만에 파악해 대응에 나선다는 것은 향후 문제가 있을 수 있는 것 아니냐"며 "선제적 대응이 필요하다고 본다"고 말했다.

이정용기자


저작권자 © 중부일보 - 경기·인천의 든든한 친구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