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본의 독도에 대한 집념은 우리가 상상하는 것보다도 더 강하고 그 주장의 역사 또한 세기(世紀)를 넘어서고 있다. 그동안 그들은 선전포고도 없이 우리의 영토를 지도로 문서로 선언으로 교육으로 소리없이 침탈해 왔다. 그러나 이제는 아예 선전포고를 하였다. 일본 도쿄시내 한복판에 으리으리한 독도전시관을 설치하고 “한국이 독도를 불법점거하고 있다”고 선전하고 있으니 말이다. 역사를 모르고 이 전시관만 들러 본 사람들은 누구나 한국은 일본영토를 불법으로 점거하고 있는 못된 나라쯤으로 이해하게 될 것이다. 얼마나 무서운 일인가!

독도문제에 대한 해법은 여기서부터 찾아야 할 것이다.

첫째, 한국해나 동해표기를 줄기차게 주장해야 한다. 일본은 “세계에서 사용하고 있는 지도(地圖)100개 가운데 97개는 한반도와 일본열도 사이의 바다를 일본해(Sea of Japan)로 표기하고 있다”고 자신만만하게 주장하고 있다. 여기에는 분명히 국제법적으로 대륙 동부에 있는 바다라는 뜻의 동해(East Sea)를 일본바다로 표기함으로써 독도를 자연스럽게 일본의 영토인 것처럼 만들어 가고 있다.

그러나 세종대의 호사카 유지(保坂祐二)교수는 이미 ‘일본 고지도에도 독도는 없다’는 책을 통해 ‘일본해’의 부당성을 논술한 바 있다. 그는 독도문제에 있어 일본은 “역사적인 논쟁으로 번지면 자신들이 불리하다는 걸 이미 깨닫고 영토분쟁화 하려는 속셈”이라고 하면서 일본인에게 맞서려면 좀 더 장기적인 전략을 세워야한다고 주장하고 있다. 이점에 유의하면서 대책을 세워 나가야 할것이다.

두 번째는 일본지식인들에 대한 학술적인 자료의 제공이 우선되어야 한다는 점이다.

일본의 양심이라고 불리우는 시마네 현립대의 교수였던 나이토 세이추(內藤正中)역시 그의 생전(生前)에 “일본 외무성의 독도영유권 주장은 국민을 기만하는 것”이라고 말하였다. “막부도 메이지정부도 다케시마에 대해서는 영유를 주장한 적이 없다”고 못박으면서 “양심을 속일 수 없어”말하는 것이라고 덧붙인 적이 있다. 1877년 일본 내무성이 “울릉도와 독도는 일본의 영토가 아니다”라고 발표한 문건이나 또 “울릉도와 독도는 조선 땅이니 건너가면 안된다”는 막부(幕府)의 금지령을 찾아낸 일본 학자도 있다.

세 번째로는 일본국민들이 독도를 자기네 영토라고 주장하는 것이 얼마나 부끄러운 짓인가를 깨닫도록 노력해야 한다.

고지도부터 보자. 일본이 자랑하는 하야시 시혜이(林子平)의 ‘삼국접양지도(三國接壤地圖)1735년’의 경우에도 울릉도(다케시마)와 마쓰시마(독도)를 조선영토로 색칠하고 있다. 여기에는 대마도도 한국영토로 색칠해 있는 것을 우리는 볼 수 있다. 또한 1875년 일본육군성이 만든 <조선 전도>와 일본 해군성이 1886년에 편찬한 ‘조선동해안지도’에도 독도는 한국령으로 되어있다.

1696년 1월 28일에 일본 도쿠가와 막부의 관백은 일본인의 울릉도에의 도해금지를 명령했던 적도 있다. 일본 땅이 아니라는 이유로 말이다.

일본은 1905년 2월 22일에 시마네(島根)현 고시로 독도를 일본에 강제 편입했다. 그러나 이때에도 당시의 내무대신 후사가와 겐세이(芳川顯正)가 독도는 한국의 고유영토라고 주장하면서 강력히 반대하였다는 사실도 기록에 있다.

이처럼 어느 역사 어느 자료를 보아도 독도가 일본 땅이라고 못박은 흔적은 없다. 이런 역사를 가르쳐 주자는 얘기다

네 번째는 독도에 대한 우리의 영토관리를 좀 더 견고하고 의미있게 하자는 생각이다.

우리의 허점이 보일적마다 일본은 가차 없이 파고들어 침탈의 야심을 들어낼 것이다. 외교, 무력, 여론, 지도조작등 갖은 방법을 다 동원하여 분쟁지역으로 몰고 가려할 것이다. 그때마다 우리는 사전 대비로 응수해 나가야 한다. 독도에 대한 어떤 하찮은 주장이라도 용납하지 않는 실효적 관리가 좀 더 가시적이고 좀 더 의미 있는 것일 필요가 있다.

기회에 일본이 바다위 16cm도 안되는 바위를 인공섬으로 만들려고 하는 것처럼 우리도 독도의 좌도와 우도를 연결하여 완벽한 섬으로 만들어 한때 정부가 시도했던 해양과학기지를 만들거나 아니면 거기에 더하여 역사박물관을 건설하고 한일관계사자료를 전시하거나 수중 해양박물관을 만들어 세계적인 관광지로 개발하면 어떨까 하는 생각을 해본다. 가장 완벽한 평화적이고도 실효적인 지배가 아니겠는가?

김중위 전 환경부 장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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