항일의병 운동을 주도한 유학자 유중교와 김평국, 유인석이 수양한 가평 ‘옥계구곡’(玉溪九曲)의 정확한 위치가 국립수목과학원에 의해 확인됐다.

1일 포천 국립수목원에 따르면 현장조사와 유학자 유중교의 묘사를 토대로 현재 용추구곡, 용추계곡 등으로 불리는 옥계구곡의 GPS 좌표를 지정해냈다.

옥계구곡은 가평군 승안천을 따라 이어진 계곡으로 유중교가 1876년 시문 ‘가릉군옥계산수기’(嘉陵郡玉溪山水記)에 남겼다. 가릉군은 가평군의 옛 지명이다.

유중교는 옥계구곡을 1곡 ‘와룡추’, 2곡 ‘무송암’, 3곡 ‘탁영뢰’, 4곡 ‘고슬탄’, 5곡 ‘일사대’, 6곡 ‘추월담’, 7곡 ‘청풍협’, 8곡 ‘귀유연’, 9곡 ‘농원계’ 등으로 표현했다.

그러나 그동안 정확한 위치가 확인되지 않다.

국립수목원은 ‘산림역사 고찰을 통한 산수문화 발굴 및 활용 연구’의 하나로 지역 주민 등과 10여 회 이상 현장 조사, 유중교의 묘사와 일치하는 장소를 찾아 GPS 좌표를 지정했다. 이번 연구 결과는 한국전통조경학회지 35권 2호에 게재됐다.

국립수목원은 옥계구곡을 국가산림문화자산으로 등록할 예정이다.

이유미 국립수목원장은 “옥계구곡은 우리 조상들의 마음 수양지이자 화서학파의 항일의병 투쟁정신의 기반”이라며 “이번 산림역사 고찰을 통해 9곡의 정확한 위치와 이름을 찾았으니 이제 문화자산으로서의 가치를 알리겠다”고 밝혔다.

한편, 산림청은 ‘산림문화·휴양에 관한 법률’에 따라 산림 또는 산림과 관련돼 형성, 생태·경관·정서적으로 보존할 가치가 큰 유무형의 자산을 국가산림문화자산으로 지정해 관리하고 있다.

서희수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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