새 학기부터 초등 3~4학년, 중학교 1학년, 고등학교 1학년 교과서가 2015 개정교육과정에 따라 바뀌었다. 2020년까지 연차적으로 초·중·고 전 학년에 적용된다. 큰 틀의 변화는 지식을 암기하고 설명하는 주입식 교육에서 벗어나 학생 참여중심으로 바뀐 점이다. 교과서 정책 관계자는 “과도한 학습 분량, 학생의 흥미와 수업참여 유도에 부적합한 구성, 일상생활과 괴리된 제재와 활동 등을 대폭 수정했다”고 설명했다. 이를 제대로 반영했다면 개정 교과서가 우리 교육계의 오랜 문제점을 개선하고 바람직한 방향으로 바뀐 셈이다.

일단 교과서 분량부터 대폭 줄었다. 기존 교과서에 비해 20% 가량 쪽수가 줄어든 것이다. 우리나라 학생들의 과도한 학습량은 세계적으로도 유명하다. 따라서 학습량을 적절하게 줄여 학생들의 학습 부담을 덜어주겠다는 뜻이다. 또한 학생활동을 강화하고 이를 실생활에 적용하도록 수정했다. 사회·과학 분야에서는 실생활 예시가 많아졌고, 영어는 실전 영어를 중심으로 기초부터 가르친다. 교과서 내용과 실생활의 괴리를 줄여 공교육만으로도 충분한 사회인으로서 역량을 발휘할 수 있도록 교육하겠다는 뜻을 담고 있다.

특히 가장 주목되는 부분은 국어교육이다. 한 학기 한 권 책 읽기 운동이 초등 3학년부터 고등학교까지 10년간 이어진다. 즉 국어 시간에 한 권의 책을 읽고 친구들과 토의한 뒤 결과를 정리해 표현하는 활동이다. 교과서에 씌어 있는 지문을 읽고 분석하고, 암기하고 문제를 푸는 기존 형식을 완전히 뒤바꾸겠다는 것이다. 자신의 작품과 관련된 시험 문제에서 작가가 오히려 정답을 못 맞혔다는 웃지 못할 이야기는 우리 국어교육의 문제점을 적나라하게 보여주는 장면이다. 책을 읽는 방식에서부터 근본적인 변화를 주겠다는 점에 전적으로 공감한다.

책을 읽고 독후감을 쓰면 교사가 평가하는 방식이 많은 학생들에게 책과 멀어지게 한 것이 사실이다. 이제는 책을 읽고 친구들과 토론하면서 생각을 나누는 과정에 중점을 뒀다. 이번 개정 교과서의 핵심 키워드는 학생의 자기주도 학습, 참여활동, 실생활과 연계로 요약된다. 교육이 아이들의 삶에 지표가 되기 위해서 교실을 바꿔야 한다는 원칙에 누구나 공감할 것이다. 그런 방향으로 교과서가 개정되었다고 하니 교실에도 드디어 변화가 있을 것 같다. 바뀐 교과서에 적응하기까지 교사, 학생 모두 과도기적인 혼란이 있겠지만 교실을 바꾸는 대개혁에 적극적인 지원과 노력이 뒤따라야 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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