갑작스럽고 누구도 예측 못한 일로 정치권이 출렁대고 있다. 안희정 충남지사의 여비서 성폭행 파문이 100일 앞으로 다가온 지방선거 정국을 강타하고 있는 것이다. 이미 더불어민주당은 당일 긴급 최고위원회를 열어 안 지사를 출당 제명 조처하기로 발표했다. 하지만 파장이 어디까지 미칠지 예측하기 어려운 상황으로 그야말로 정치권은 걷잡을 수 없는 혼란에 휩싸이고 있다. 단순히 그의 영향력만을 고려해서가 아니다. 그간 3선 불출마 선언과 함께 본격적인 대선 행보를 보였던 탓도 없지않다. 이와함께 그의 정치 생명이 희미해진 것은 물론이요 그와함게 했던 그래서 관련된 지방선거 출마 인사들에게 악영향이 미칠 것은 당연해 보인다.

한때 그리고 바로 며칠 전만해도 유력한 차기 잠룡으로 꼽히던 인사였다. 그럼에도 이렇게 하루아침에 최악의 성추문에 휘말린 이유하나 만으로 핵폭탄급 초대형 악재를 더불어민주당에 떨어뜨릴 줄은 누구도 상상을 못했다. 당장에 민주당이 안 전 지사에 대한 제명 및 출당 절차를 밟으며 강경 대응에 나섰다 해도 사태 수습에 오랜 시간이 걸릴 것이 분명해 보인다. 상황이 이렇게 흘러가면서 그렇지 않아도 민주당의 헛발질을 기다려온 자유한국당을 비롯한 야당은 좌파 진영의 총체적 이중성이 그대로 드러났다며 총공세에 나서고 있다. 더구나 한편으로는 이러한 성추행 사건 등 미투 바람이 한국당에도 옮겨질까 하는 조바심에 숨을 죽이는 분위기다.

아마도 추가 폭로가 꼬리를 물것으로 예상되면서다. 모르긴 해도 이러한 미투 국면이 길어지면 정국이 송두리째 흔들릴 것이 자명해 보인다. 가장 중요한 정치권의 주제는 당장 코앞으로 다가온 지방선거다. 중대 변수로 부상할 수 있다는 지적이 이상하지 않는 이유다. 할 말이 없는 상황이라는 정치권의 한 마디가 모든 것을 대변해 주고 있는지도 모른다. 지금 당장 민주당이 태스크포스 회의를 열어 안 전 지사에 대한 엄중한 처벌을 촉구하는 한편 별도의 성폭력범죄 신고상담센터를 설치 한다 해서 달라질 일은 없다. 이미 진보 진영 전반의 도덕성 문제로 확대되고 있는 동시에 돌이킬 수 없는 치명상 탓이다. 그간 진보 진영은 도덕적인 우월성을 강조해 왔다. 하지만 이제는 상황이 바뀌고 있다.

물론 자유한국당등 야당에서 공격의 수위를 한껏 높이고 있지만 자신만 할 수 없는 상황이다. 언제 어떻게 야당에서도 터질 수 있는 현실에서다. 이제 남은 일은 민주당 내부안에서의 정리다. 그간 여성비하 표현으로 문제가 된 탁현민 청와대 선임행정관의 거취도 도마에 올려지고 있는 판국이다. 이렇게 현정권의 불씨가 되는 일부터 정리하고 넘어가야 한다. 이제와서 민주당이 충남지사 후보를 내야하는지 아니든지 하는 얘기는 접어두고 관계기관의 정확한 수사를 통해 정확한 입장표명을 해야 할 것이다. 반성하고 사퇴함은 당연하고 그 바닥에 떨어진 신뢰회복이 우선이다. 그것은 국민 모두가 납득할 수 있는 수준에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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