다양한 장류 제조·체험 시설인 경기도 파주시 장단콩웰빙마루(이하 웰빙마루) 조성사업이 백지화 위기에 놓인 가운데 진척을 보지 못하고 있다.

시는 지난해 11월 한강유역환경청(이하 환경청)이 사업지 인근에 서식하는 천연기념물 324호 수리부엉이의 보호 대책과 관련해 사업 ‘부적절’ 판단을 내린 것에 대한 용역 결과 등을 보완해 지난달 말 재협의를 진행할 방침이라고 밝혔지만, 7일 현재까지도 뚜렷한 보완책이 없는 상황이다.

환경청과 시에 따르면 최근 시가 환경청에 찾아가 사업대상지를 축소하거나 발파 없이 사업을 진행하겠다는 의견만 제출한 상황이다.

사업대상지가 거의 암반지대로 발파 작업 없이 사업을 하려면 상당한 시간과 비용이 들고, 사업부지를 축소하고 이에 대한 소규모 환경영향 평가를 진행한 뒤 환경청에 다시 사업 적정성 평가를 받으려면 최소 4∼5개월의 시간이 소요된다.

환경청에서 지난해 11월 사업 부적절 판단을 내렸지만, 시에서는 5개월 동안 사업대상지를 축소한다는 방향만 잡았을 뿐 다른 방안은 찾아볼 수가 없는 상황이다.

환경청 관계자는 “파주시가 사업규모를 축소하거나 대상지를 옮기는 등의 방안을 가지고 오면 행정협의는 할 수 있다”면서도 “제일 중요한 것은 수리부엉이의 보호 대책”이라고 말했다.

또 “시가 보호 대책을 마련해 오면 환경청에서도 환경 전문가들이 현장 조사 등을 거쳐 사업이 가능한지 불가능한지를 판단할 것이기 때문에 지금으로선 뚜렷한 답변을 할 수 없다”고 덧붙였다.

파주시는 지난해 7월 말부터 2개월여 동안 ‘천연기념물 조류 인공복원 연구소’에 의뢰해 웰빙마루 현장 조사와 함께 수리부엉이 보호 대책 마련을 위한 용역을 벌여 결과를 같은 해 10월 환경청에 보냈다.

그러나 환경청은 11월 환경영향평가에서 ‘부적절’ 판단을 내렸다.

환경청은 당시 “파주시가 재수립한 서식지 보호 대책은 단기간의 생태조사로, 시가 제시한 대안의 불확실성과 사업시행에 따른 지속적인 간섭을 고려하면 사업추진은 부적절한 것으로 판단된다”고 밝혔다.

시 관계자는 “웰빙마루 사업은 지역에 꼭 필요한 사업”으로 “사업이 원활히 재개될 수 있도록 다양한 방안을 찾도록 더욱 노력하겠다”고 설명했다.

사업지 조정과 환경청 재협의를 마치려면 앞으로 최소 5∼7개월이 소요될 것으로 보여 사업은 당초 계획보다 1년 6개월여가 늦어질 전망이다.

파주시는 지난해 5월 17일 웰빙마루 조성을 위한 공사에 들어갔지만, 당시 지역주민과 환경단체가 사업지 인근에 수리부엉이가 서식하고 있는데, 공사를 강행한다며 민원을 제기했다.

파주시는 착공한 지 열흘 만에 ‘공사 일시 정지’ 명령을 내리고 사업시행자인 파주장단콩웰빙마루에 수리부엉이 보호 대책을 마련토록 해 환경청에 제출했지만, 환경청은 사업추진 부적절 의견을 통보했다.

시는 올해 말까지 도비와 민간투자금 등 총 210억원을 들여 20여 년 동안 빈 땅으로 남아 있던 법흥리 시유지 14만㎡에 다양한 장류를 제조하고 체험할 수 있는 장단콩웰빙마루를 조성할 예정이었다.

박상돈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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