군산공장 폐쇄·구조조정 여파… 발주 감소에 1차 협력사 타격
사무직 등 희망퇴직 신청 받아… 2·3차 협력사들은 존폐위기

▲ 한국지엠(GM) 군산공장 폐쇄로 인천지역 1차 협력사들도 인력 감축에 돌입했다. 사진은 남동국가산업단지에 위치한 1차 협력업체 생산라인 모습. 윤상순기자

“불가피하게 인력을 줄일 수밖에 없는 상황입니다. GM 관련 협력사 사정은 다 비슷할 겁니다…”

7일 오전 남동국가산업단지에 위치한 한국지엠(GM) 1차 협력사 S공업 본사.

인천에서 손꼽히는 GM 1차 협력업체지만, 사무실은 적막감만 흘렀다.

50년 전통의 GM 1차 협력사인 이 업체는 지난 5일부터 인천본사 사무직과 군산공장 직원들을 대상으로 인력 감축에 돌입했다.

S공업은 오는 9일까지 군산공장 직원 23명 중 13명, 인천본사 사무직 33명 중 10명을 줄이는 것을 목표로 희망퇴직 신청서를 받고 있다.

사무실 한편에 있는 희망퇴직 신청서를 받는다는 공고가 최근 이 업체의 분위기를 대변하고 있었다.

S공업 관계자는 “수년간 누적된 적자와 최근 GM의 군산공장 폐쇄 결정, 철수설 등이 계속 나오면서 어쩔 수 없는 회사 차원의 자구책”이라며 “생산과 발주량은 줄어들고, 납품 단가는 수 년째 제자리에 머물고 있는 상황에서 이번 사태까지 겹치면서 불가피하게 인력을 줄일 수밖에 없는 상황”이라고 토로했다.

이어 “입사 1년차 직원들은 희망퇴직 신청서를 내야 할지 고민하고 있고, 경력 10년 이상의 직원들은 갈 곳이 없으니 눈치만 보고 있다”며 “희망퇴직자 신청이 많지 않을 경우 어쩔 수 없이 구조조정을 할 수밖에 없다”고 했다.

한국GM 매출비중이 80%를 차지하는 S공업의 매출액은 지난 2012년 782억 원에서 지난해 5월 기준 493억 원으로 반토막 났다.

다른 1차 협력사도 상황은 비슷했다.

남동공단 내 다른 1차 협력업체들도 GM의 생산·발주 감소에 따른 영향으로 인력 감축을 고려하고 있는 상황이다.

일부 1차 협력업체는 최근 GM의 신차 부품 납품 계약을 따내지 못해 2차 협력사로 전락했다.

1차 협력업체 생산 의존도가 높은 2·3차 협력사는 상당수가 존폐 위기에 놓였다.

남동공단에 위치한 GM 2차 협력사 관계자는 “1차 밴드는 그나마 사정이 낫기 때문에 구조조정이라도 하지만 우리 같은 2·3차 업체는 문을 닫아야 할 지도 모르는 최대 위기”라고 했다.

오인상 한국노총 인천본부 의장은 “임금협상 등으로 노사가 계속 대치할 것이 아니라 서로 양보할 것은 하고 사업을 안정화하는 것이 무엇보다 중요하다”며 “정부의 지원도 중요하지만 장기적으로는 GM·노조·협력사가 상생할 수 있는 방안을 마련해야 한다”고 말했다.

강정규기자/jeongkyu9726@joongbo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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