프로배구 전반기 마지막 경기를 치른 1월 13일,박기원(67) 대한항공 감독은 “올스타 휴식기 열흘이 이번 시즌 우리 팀의 성패를 좌우할 것”이라고 말했다.

이어 “아직 선두권과 격차가 크지 않다”고 했다.

대한항공은 전반기를 승점 35(13승 11패), 4위로 마쳤다. 당시까지만 해도 포스트시즌 진출 가능성이 크지 않았다.

정규리그 종료가 가까워진 7일, 박기원 감독은 또 “남은 열흘 정도의 시간이 참중요하다”고 했다.

상황은 많이 달라졌다. 대한항공은 후반기 승점 26(9승 2패)을 쌓았다. V리그 남자부 7개 팀 중 후반기에 가장 많은 승점을 쌓으며 플레이오프(PO) 직행을 확정했다.

올스타 브레이크를 앞둔 시점에 밝힌 박 감독의 포부대로 선두권을 압박했다.

‘남은 열흘’을 기대하는 박 감독의 표정은 올스타 휴식기를 앞뒀던 1월보다 훨씬밝다.

최근 대한항공 선수들은 다소 지친 기색을 보였다.

2일 정규리그 우승을 확정해 2진급 선수를 내보낸 현대캐피탈에 세트 스코어 3-1로 힘겹게 승리하더니, 7일 최하위 OK저축은행에는 세트 스코어 2-3으로 역전패를 당했다.

박 감독은 경기 중 “집중하자”고 여러 차례 선수들에게 자극을 주기도 했다. 그러나 경기 뒤에는 “체력적으로 힘들 때가 됐다. 열심히 한 선수들을 질책할 수 없다”고 선수들을 두둔했다.

7일 OK저축은행전 패배로 대한항공의 2위 도약은 어려워졌다.

사실 플레이오프 직행을 확정한 터라 무리하게 2위 싸움을 할 생각도 없었다. 

박 감독의 시선은 플레이오프 1차전이 열리는 3월 18일을 향해 있다.

‘열흘의 시간을 보낼 계획’도 짰다. 올스타 브레이크 때 얻은 교훈으로 자신감마저 생겼다.

박 감독은 “지금 우리 팀 경기력은 바닥까지 내려간 상황이다. 열흘 동안 플레이오프를 대비해 경기력을 끌어올려야 한다”며 “데이터는 충분히 가지고 있다. 올스타 브레이크 때를 떠올리며 경기력을 끌어올리도록 하겠다”고 말했다.

올스타 휴식기 때 박 감독은 휴식과 분석에 무게를 뒀다.

박 감독은 “올스타전 휴식기에 체력 보강에 신경을 썼다. 선수들에게 정신적인 휴식도 주려고 했다”며 “세터 한선수가 체력을 회복하면서 시야도 넓어졌다. 한선수가 볼 배분을 고르게 하고, 센터진이 힘을 쓰면서 후반기에 승점을 많이 얻었다”고 설명했다.

충분히 쉬고, 충실하게 전력 분석을 한 대한항공 선수들은 ‘후반기 최강자’로 군림했다.

올스타 브레이크 열흘을 효율적으로 쓴 박 감독은 플레이오프를 앞두고도 ‘열흘의 중요성’을 강조했다. 연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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