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주 트럼프 대통령이 수입산 철강·알루미늄에 대해 고율의 관세 부과를 결정하면서 국제 통상 질서가 급격하게 무너지고 있다. 23일부터 고율의 관세가 부과되는 상황에서 협상을 위한 날짜도 얼마 남아 있지 않다. 당장 우리 철강업계가 입을 타격이 큰 문제다. 지난 해 우리 철강재에 반덤핑 관세를 부과하여 이미 수출량이 급격하게 줄어든 상황이다. 어떻게 해서든지 관세 제외 대상국가에 포함되거나 관세율을 경감시켜야만 이 난국을 해결할 수 있다. 트럼프 대통령은 북미자유무역협정(NAFTA) 재협상 상대국인 캐나다와 멕시코를 관세 부과 대상에서 제외했고, 호주도 제외한다고 밝혔다.

트럼프 대통령은 호주를 제외한 이유에 대해 호주 총리와 안보와 무역에 관한 멋진 대화를 했고, 미국이 호주를 상대로 무역흑자를 기록하고 있으므로 관세를 새로 부과할 필요가 없다고 밝혔다. 호주와 안보협정을 신속하게 추진하고 있는 점도 그 이유에 포함됐다. 호주가 안보와 무역의 동맹국이란 사실을 확인시킨 것이다. 우리나라의 경우 안보나 외교면에서는 북미정상회담을 이끌 만큼 성과가 나고 있지만 무역 면에서는 전혀 동맹국다운 대접을 받지 못하고 있다. 오히려 ‘동맹국이 더 나쁘다’는 식의 사고를 여과 없이 드러내는 트럼프 대통령이다.

김현종 통상교섭본부장이 미국의 무역대표부 대표를 만나 협의를 진행 중이지만 쉽지 않다. 한·미 간 경제협력이 결코 우리나라에게만 좋은 것이 아니라 미국에게도 이익이 된다는 점을 설득하고 있지만 그 정도로는 역부족이다. 일단 우리나라와 사이에 중국이 있다는 점이 미국의 오해를 불러일으키고 있다. 이번에 한국이 관세대상에 포함된 것도 우리나라가 중국산을 수입해 미국에 가공수출을 한다는 환적에 대한 우려와 불신이 크게 작용하고 있다. 구체적인 수치를 들어 사실이 아님을 설명하고 있지만 미국을 설득하는데 실패했다.

이처럼 미국과 중국의 무역 갈등이 우리나라에까지 피해를 끼치는 면도 상당하다. 중국은 이번 관세폭탄에 대해 무역전쟁에 승자가 있을 수 없다며 결국은 미국도 재난이 될 것이라며 강조하고 있지만 미국은 중국에 고액의 무역적자 축소를 요구하고 있다. 우리로서는 미국에 중국에 대한 우려를 불식시키는 전략을 밀고 나가야 할 상황이다. 안보와 무역의 불균형은 결국 우리나라나 미국에 좋지 않은 영향을 미칠 것은 분명한 일이다. 미국을 이해시키고 설득시키기 위한 적극적인 통상외교가 필요한 상황이다.







저작권자 © 중부일보 - 경기·인천의 든든한 친구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