업체 3곳서 베이비페어 매년 개최… 지역 업체 "형평성" 불만
인천관광공사 "업계 보호차원서 전시회 계속하게 해주는게 관행"

▲ 송도컨벤시아 전경. 사진=중부일보DB

인천관광공사가 위탁운영 중인 송도컨벤시아가 수년간 특정업체에만 대관을 독점하게 해주는 등 형평성에 어긋나게 운영되면서 특혜 의혹이 일고 있다.

송도컨벤시아는 기존 업체 보호와 업계 관행이라는 명목으로 명확한 기준 없이 수년간 특정업체가 임신·출산·육아박람회 대관을 독점하도록 해 업계의 불만이 커지고 있다.

12일 인천관광공사에 따르면 송도컨벤시아에서 열리는 임신·출산·육아박람회(베이비페어) 대관을 8년간 세계전람에 대관하는 등 특정업체 3곳이 독점하고 있다.

송도컨벤시아 베이비페어는 지난 2011년 세계전람의 전시회를 시작으로, 2015년 이상엠앤씨, 지난해 메세코리아가 매년 진행하고 있다.

세계전람의 경우 2011년 특별한 공모 없이 전시장 대관을 시작해 매년 5월과 10월 연 2회 베이비페어를 열면서 8년간 전시장을 독점하고 있는 상황이다.

송도컨벤시아는 베이비페어 산업이 활성화되면서 지난 2013년부터 공고를 통해 전시업체를 선정했다.

이상엠앤씨와 메세코리아가 공모를 통해 선정돼 각각 3월, 7월 베이비페어를 개최하고 있다.

문제는 송도컨벤시아 측이 이들 전시업체의 베이비페어 전시 대관을 독점적으로 보장하고 있다는 것이다.

전시업체의 전시장 대관 기간에 관한 특별한 규정이 없고, 송도컨벤시아도 업계 관행을 이유로 이를 방치하고 있는 상황이다.

상황이 이렇다 보니 전시업체가 스스로 대관을 포기하기 전에는 사실상 무제한이기 때문에 소수 업체가 수년째 인천에서 열리는 베이비페어를 독점하고 있다.

이처럼 특정 업체가 베이비페어를 독점하면서 전시업계를 중심으로 비판의 목소리가 커지고 있다.

송도컨벤시아가 기존 업체에 특혜를 주다 보니 타 업체들은 공정한 경쟁 자체가 불가능하다는 것이다.

특히 베이비페어 박람회를 독점하는 업체가 모두 인천이 아닌 타 지역 업체라는 점에서 지역 업체들의 불만의 소리가 나오고 있다.

일각에서는 송도컨벤시아가 특정 업체의 편의를 지나치게 봐주는 것 아니냐는 의혹까지 제기되고 있다.

지역 전시업체 관계자는 “서울 코엑스나 일산 킨텍스는 사실상 민간사업자이기 때문에 어쩔 수 없다고 하더라도, 송도컨벤시아는 인천관광공사라는 공공기관이 위탁운영하는 곳인데 되려 인천 업체를 배제하고 있다”며 “균등하게 기회를 주고 지역업체도 배려해야 하는데 전혀 그렇지 않다. 오히려 타 지역 업체에 특혜를 주고 있다”고 지적했다.

또 다른 전시업체 관계자는 “특정업체만 수년간 대관을 독점하고 있는 모습을 보니 정치권이나 지역 유력 인사가 연관된 것 아닌가 하는 의심까지 든다”며 “공정한 경쟁을 위해 대관 기간을 일정하게 정해 놓고 계약이 끝나면 공모를 통해 업체를 선정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이에 대해 인천관광공사 관계자는 “특혜라고 보일 수도 있겠지만 센터 입장에서는 1년 전에 전시장을 채우지 못하면 공실로 떠안아야 한다. 누가 할지 모르는 불확실성을 갖고 전시장을 운영할 순 없다”며 “특정 전시가 들어오면 그 시장이 과열되지 않게 조정하는 역할만 한다”고 설명했다.

이어“세계전람은 2011년 베이비페어 산업이 활성화되기 전 척박한 상황에서 손해를 감수하고 시장을 형성하기 위해 전시회를 열었다”며 “킨텍스와 벡스코 등도 마찬가지지만 업계 룰이 업체가 철수할 때까지 과잉경쟁과 업체 보호차원에서 전시회를 계속하게 해주는 것”이라고 덧붙였다.

강정규기자/jeongkyu9726@joongbo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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