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열심히 일 했는데 왜 낮은평가냐"… '저긍급' 공무원 불만게시글 폭주
일각 6급이하 "불만 지나쳐" 눈총… 공무원들간 갈등요인 비화

올해부터 인천시 등에 확대 적용되는 공무원 성과연봉제가 시작부터 심각한 파열음을 내고 있다.

인천시 내부망(인투인) 게시판에는 성과연봉제 확대에 대한 불만의 글이 속출하고 있고, 인천시 공무원노동조합은 노사합의 없이 확대 시행됐다며 성과연봉제 등의 폐지를 촉구하고 있다.

12일 시에 따르면 ‘고위공무원 및 5급이상 공무원 성과등급’이 확정돼 등급에 따라 성과연봉이 지급될 예정이다.

호봉제와 달리 능력에 따라 급여를 결정하는 성과연봉제는 박근혜 정부의 공공기관 개혁 핵심 과제로 추진됐다.

인천시 등에는 기존 4급 공무원까지 적용됐지만 지난해부터 5급까지 확대됐고, 5급 공무원의 경우 지난해 평가 결과에 따라 올해 첫 성과연봉이 지급된다.

그러나 B등급을 받은 5급 공무원들이 인투인 게시판에 불만의 글을 쏟아내고 있고, 이를 두고 공무원 내부에서도 의견이 엇갈리고 있다.

일부 5급 공무원들은 “조직을 위해 열심히 일했는데, 어떤 근거로 B등급을 받았는지 모르겠다”는 내용의 글과 함께 “5급 공무원이 B등급을 받으면 6·7급 B등급보다 훨씬 적은 성과연봉을 받는다”며 불만을 나타내고 있다.

올해부터 성과연봉을 받는 5급 대상자는 총 566명으로 이중 30%인 170명이 S등급을 받고, 40%인 227명이 A등급, 30%인 169명이 B등급을 받았다.

이 중 5급 B등급은 214만7천 원을 받지만, 성과상여금을 적용받는 6급 B등급은 299만 원을, 7급 B등급은 254만2천 원을 받는다.

5급임에도 금액이 더 적은 이유는 5급만 C등급 없이 S·A·B 3개 등급만 운영하기 때문이다.

앞서 시는 지난해 2월 5급 공무원 등을 대상으로 설문조사를 진행했고, 조사 결과에 따라 C등급을 없앴다.

C등급을 받으면 성과금을 받지 못하는데다 내년 급여에서 가산금도 받지 못하기 때문이다.

시 관계자는 “지난해 설문 조사 결과 대부분이 C등급을 없애는 것에 동의했다”며 “C등급을 없애기 위해 정부 방침에 따라 S등급과 B등급의 지급률을 각각 기준금액의 8%, 4%에서 9%, 3%로 조정했다”고 했다.

6급 이하 일부 공무원들은 이번 B등급을 받은 일부 5급 공무원들의 불만이 지나치다는 의견을 내고 있다.

결국, 공무원 노조의 반대 속에 도입된 성과연봉제로 인해 공무원들 간 다툼까지 벌어지는 셈이다.

이에 대해 공무원 노조는 공무원 성과주의가 공무원 통제수단으로 변질되고 있으며, 지난 정권에서 노사합의 없이 확대된 성과연봉제를 우선 폐지하고 공무원 성과주의를 전면 재검토 해야 한다는 입장이다.

기획부서 등은 높은 평가에 유리하고, 민원처리에 급급한 부서는 나쁜 평가를 받을 수밖에 없기 때문이다.

임치완 인천시공무원노동조합 위원장은 “성과를 측정하기 위한 객관적인 잣대가 없는 상태에서 성과주의의 도입은 부작용이 발생한다”며 “성과연봉제 등을 폐지해 기회의 불균형을 해소해야 한다”고 말했다.

한편, 지방공기업 성과연봉제는 지난해 폐지됐다.

조기정기자/ckj@joongboo.com

▲ 사진=연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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