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회 논의 지지부진한 상황에 "더 늦출 수 없다" 판단한 듯
"최종 판단은 대통령이"…발의시점 조정 가능성은 있어
이를 두고 국회에서 여야가 합의한 개헌안을 도출하는 과정이 지지부진함에 따라 대통령이 직접 나서서 국회 개헌논의의 속도를 높이려는 것이라는 해석이 나온다.
청와대 핵심관계자는 13일 기자들과 만나 "대통령은 3월 21일에 (개헌안을) 발의한다는 생각"이라고 말했다.
그간 청와대가 20일이나 21일을 발의 가능한 시점으로 거론하기는 했지만 문 대통령의 생각이라는 내용과 함께 구체적인 날짜가 특정된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문 대통령은 이날 청와대에서 대통령 직속 정책기획위원회 산하 국민헌법자문특별위원회와 오찬을 함께하고 특위가 전날까지 마련한 대통령 개헌 자문안 초안을 보고받는다.
계획대로라면 정무수석실과 민정수석실을 중심으로 일주일 남짓 법안을 검토한 다음 21일께 대통령이 개헌안을 발의하는 시간표대로 진행될 가능성이 크다.
청와대가 이렇게 개헌안 발의에 적극적으로 나서는 것은 여야 합의만을 기다리고 있다가는 지방선거와 함께 개헌 국민투표를 하겠다는 문 대통령의 공약을 지킬 수 없다는 판단 때문으로 보인다.
보수 진영은 물론 진보 성향의 야권까지 국회 주도의 개헌이 바람직하다고 주장하는 상황에서 대통령이 개헌안 발의권을 행사하는 것은 분명 부담스러운 면이 있다.
그러나 국회에서 여야가 합의한 개헌안을 마련하는 논의가 공전하고 지방선거 때 국민투표마저 하지 못한다면 청와대로서는 이를 방관했다는 지적을 받게 된다는 점도 의식했을 확률이 높아 보인다.
대통령의 공약을 지키지 못한 원인을 외부에서 찾는 것도 한계가 있기 때문이다.
청와대는 21일에 대통령이 개헌안을 발의해도 국회의 권한을 침해하는 일은 없다는 입장이다.
헌법개정안이 공고된 날로부터 60일 이내에 의결해야 한다는 헌법 제130조에 따라 지방선거일로부터 역산해 이날 개헌안을 발의하면 국회에서 해당 개헌안을 충분히 논의할 수 있다는 것이다.
뿐만 아니라 대통령이 개헌안을 발의한 뒤에라도 국회에서 여야가 합의해 개헌안을 마련하면 대통령 개헌안을 철회할 수 있다는 입장을 밝힘으로써 가장 중요한 것은 '국회의 의견'이라는 점을 분명히 했다.
이러한 점을 고려하면 청와대로서는 야권의 반발이 심하다 해도 서둘러 개헌안을 발의하는 것이 명분과 실리 면에서 '실'보다는 '득'이 크다고 판단했을 수 있다.
다만, 청와대가 과도하게 개헌 논의를 주도하게 되면 개헌 과정에서 '국회 패싱' 비판이 나올 수 있어 발의 시점을 조절할 여지는 있다.
대통령 개헌안이 발의되면 청와대와 보조를 맞추는 여당이 야당과의 개헌안 논의에서 운신할 폭이 줄어든다는 점도 고려해야 한다는 목소리도 나온다.
청와대 관계자는 연합뉴스와의 통화에서 "21일에 대통령이 개헌안을 발의할 가능성이 크지만 단정적으로 말할 수는 없다"며 "최종적인 판단은 대통령이 한다"고 강조했다. 연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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