도시경영의 전략은 시대 변천에 따라서 변해왔다. 다보스포럼은 지금 우리 주변에서 이루어지는 변화를 4차 산업혁명으로 규정하였다. 4차 산업혁명 시대의 도시경영은 시민들이 물질적 풍요를 넘어 정신적 행복과 삶의 가치를 발견할 수 있도록 도시 어메너티(amenity)를 이루고, 세대간 형평성을 이루는 도시공간 이용과 다양한 과학과 기술의 융합으로 새로운 가치가 창출되는 지속가능성(sustainability)을 확보해야 한다. 그리고 이러한 도시경영 비전을 실천하게 위해서는 스마트 도시(smart city)에 대한 새로운 인식이 필요하다.

산업혁명 시대 도시 거주자들의 열악한 생활환경을 개선하여 인간성을 회복시키도록 도시공간을 쾌적하게 조성해야 한다는 사상에서 출발한 도시 어메너티, 이러한 발상은 시대가 변해도 도시경영에 있어서 중요한 키워드가 되어왔다. 단지, 초기에는 도시 내부의 환경을 쾌적하게 조성하는데 주안점을 두었다면 그 이후 자연환경과 역사문화 환경을 아울러 인간의 정신적 만족을 추구하는데 까지 개념이 확장되었다.

필자는 그동안 시흥시, 성남시 등에서 도시행정을 수행하면서 도시생태계가 어떻게 진화하는지 파악해 볼 수 있었다. 인구 30만, 40만 수준에서도 100만의 인구가 자족적인 도시생활을 영위할 수 있도록 경제, 교통, 교육, 문화, 환경 등에 관한 기반을 미리 확충했던 도시들은 실제로 100만의 인구가 모여들고 넉넉한 도시생활을 즐기는 명품 도시가 되었다. 대표적인 예가 성남시인데, 이 도시는 주로 이주민들로 구성되어 도시의 역사적 전통이나 도시 정체성이 없는 상태였지만, 도시공간을 합리적으로 이용하는 방법론을 적용했고 크고 작은 문화예술 공간을 확보하였다. 이러한 도시 어메너티가 사람들을 불러들이고, 사람들이 모여드니 지역경제가 살아나고, 풍요로운 지역경제 속에서 기업들이 번창하니 도시재정이 건전해지고 공공시설과 문화예술 콘텐츠 확충이 가속됨에 따라서 도시의 품격이 올라가서, 결국은 도시민들이 "나는 이 도시에서 살고 있는 것이 자랑스럽다"라는 자부심을 가지게 되는 것이다.

국토의 계획 및 이용에 관한 법률에 의해서 도시의 지속가능성 및 생활인프라에 관한 평가가 이루어지고 있다. 여기에서 지속가능성이란 지속가능발전법에서 정의대로 현재 세대의 필요를 충족시키기 위하여 미래 세대가 사용할 경제, 사회, 환경 등의 자원을 낭비하거나 여건을 저하시키지 아니하고 서로 조화와 균형을 이루는 것을 의미한다. 미래세대가 주어진 도시공간에서 넉넉하고 쾌적하게 품격있는 삶을 살 수 있도록 도시를 조성하는 것을 의미한다.

최근 침체된 지역경제와 생활인프라 부족 등으로 새로운 활력을 모색해야 되는시흥시는 도시의 지속가능성을 회복하고 도시성장 역량을 키워야 할 경기도의 도시 중 대표적인 예이다. 지역경제의 활력을 키우기 위해서 기업유치가 시급한 현안이다. 교통인프라 확충과 운영체계 혁신을 통해 사통팔달의 대중교통 10분내 접근성을 실현해야 한다. 서울대 시흥캠퍼스를 중심으로 교육명품도시와 고품질 교육서비스 구현, 문화복지 특히 세계적인 문화예술 콘텐츠 체험에 대한 시민들의 수요가 시흥시 안에서 충족된다면 많은 사람들이 모여들고, 대기업과 외국기업이 찾아오게 된다.

결론적으로 이러한 지속가능한 도시성장의 비전을 실천하기 위해서는 시민들의 생활방식과 도시행정의 일하는 방식이 스마트해져야 한다. 스마트도시는 기술적 측면뿐만 아니라 행태변화와 사고방식까지 바꾸도록 요구한다. 교통체계가 스마트해지고, 학생들이 스마트하게 공부하고, 도시민들이 스마트하게 노년을 즐길 수 있어야 한다. 결국, 100만 명의 도시민들이 100년의 대계 속에서 100세 인생을 100배 즐길 수 있는 도시가 우리가 지향하는 지속가능한 스마트도시의 핵심이 되어야 할 것이다.

심기보 전 시흥부시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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