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천 계양예비군훈련장이 대학 시설로 활용된다.

15일 인천시와 경인여자대학교에 따르면 계양구 계산동에 있는 계양예비군훈련장은 2020년 초 같은 지역 내인 둑실동의 군부대 부지로 이전할 계획이다.

국방부는 지난해 경인여대와 예비군훈련장 부대 이전에 관한 양해각서(MOU)를 체결하고 훈련장 이전에 합의했다.

군부대 내 일부 부지(33만500여㎡)를 현대식 예비군훈련장으로 조성하고, 원래 계양예비군훈련장 터는 경인여대가 활용하는 방식이다.

대학이 새로운 훈련장 시설을 조성해 국방부에 기부하고, 계양예비군훈련장 땅의 소유권을 받는 ‘기부 대 양여’ 사업으로 진행된다.

경인여대는 280억여원을 투입해 군부대 내 부지에 훈련시설과 숙영 시설 등을 지을 계획이다. 계양예비군훈련장 부지의 감정 평가액을 반영한 예산이다.

이달 안에 시설 설계를 마치고 군부대와 설계안을 협의한 뒤 국방부에서 사업 계획을 최종 승인하면 시설 공사에 들어간다. 올해 7월 착공해 2019년 말 준공이 목표다.

국방부는 공사가 끝난 2020년 초 훈련장 시설이 국방 시설 기준에 맞는지를 검수하고, 계양예비군훈련장 부지 소유권은 경인여대에 넘겨주게 된다.

국유재산법에 따라 시설 완공 뒤 3개월 이내에 원래 훈련장 부지 가격과 경인여대가 들인 공사비를 감정평가하고 차액은 국고로 환수한다.

경인여대는 넘겨받는 훈련장 부지에 실습실, 강의실, 기숙사 등을 단계적으로 지어 학생 수용 시설로 활용할 계획이다.

자체 중장기 발전계획에 따라 단과대학인 간호대학을 해당 용지로 아예 옮기고 교내에 있던 병설유치원을 새로 짓는 방안도 검토하고 있다.

현재 경인여대는 재학생 5천여 명인 반면 학교 용지가 3만3천여㎡에 불과해 정원 대비 교지 확보율이 39.2%밖에 되지 않는다. 인천 등 수도권이 아닌 장거리 통학 학생이 60∼70%에 달해 기숙사 수요도 높다.

경인여대 관계자는 “2020년에는 국방부와 최종 합의 각서를 마련하고 부지 소유권을 이전하게 될 것으로 예상한다”며 “소유권을 받는 대로 교내 시설을 새로 확충하게 될 것”이라고 말했다.

연간 10만 명이 훈련을 받는 계양예비군훈련장 인근에는 2만5천여 명이 거주하고 초·중·고교 여러 곳이 몰려 있어 사격 소음으로 인한 주민 민원이 잦았다.

국방부는 2016년 이 훈련장을 비롯해 인천의 다른 6개 예비군훈련장을 합쳐 부평구에 통합예비군훈련장을 이전한다는 계획을 세웠지만, 주민 반발로 사업이 무산됐다.

송길호기자/sgh@joongbo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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