성폭력 피해를 폭로하는 미투 운동이 우리 사회를 크게 변화시키고 있다. 사회의식의 발전에도 불구하고 성폭력 피해만큼은 완벽하게 숨겨오던 피해자들이 용기를 내기 시작한 결과다. 이에 사회 각계각층 유명 인사들의 추악한 민낯이 고스란히 드러나면서 많은 사람들이 충격과 경악을 금치 못하고 있다. 가해자로 지목된 유명 예술인들의 작품은 교과서나 무대에서 사라지게 됐고, 지자체마다 이들의 흔적 지우기가 진행되고 있다. 당장 자신의 분야에서 퇴출시켜야 한다는 일반 국민들의 응답도 70%에 육박하고 있다. 그동안 작품으로 업적을 인정받았더라도 부도덕한 행위는 절대로 용서할 수 없다는 의견이 지배적인 것이다.

특히 가해자들이 대부분 권력과 힘을 악용하여 약자에 대한 성폭력을 저질러 왔다는 사실이 더욱 분노케 하는 것이다. 미투에 대한 국민적 지지는 압도적이며, 앞으로 성폭력을 당하면 반드시 문제 제기를 하겠다는 사람들이 절대 다수가 됐다. 피해자가 도움을 요청했을 때 그저 참으라고만 조언했던 사람들도 직접적인 도움을 주지 못한 것에 대한 반성을 표명하고 있다. 또한 성폭력 장면을 목격하고도 방관했던 사람들도 이제는 더 이상 침묵하지 않겠다는 의사를 분명히 밝히고 있다. 불과 한두 달 사이에 우리 사회에 엄청난 변화가 진행되고 있는 것이다.

하지만 이에 대한 부작용도 만만치 않게 나오고 있다. 피해자에 대한 무차별적인 2차 피해가 매우 강력하게 진행되고 있고, 과연 해결이 가능할 것이냐에 대해 부정적인 견해들이 나오고 있다. 이번에 폭로된 사건들의 피해자에 대한 처벌이 어떻게 진행될 것이냐가 앞으로 미투 운동에 큰 영향을 미칠 것으로 보인다. 또 하나의 문제는 소위 ‘펜스룰’이 여성들에게 역차별로 작용하고 있는 점이다. 직장이나 단체 내에서 아예 성추문을 피하기 위해 여성 동료와 출장, 회식, 대화들을 꺼리는 현상이 확산되고 있다.

남자 상사가 직접 대면을 피하고 업무 지시도 메시지로 보내는 등 여성 직원들에 대한 차별 혹은 편 가르기가 진행되고 있는 것이다. 남자들은 아예 가해자가 될 가능성을 원천 차단하는 것이라고 하지만 직장 내에서 교류나 소통이 끊기면 결국 여성들에게 업무나 승진 등에서 불이익으로 돌아올 가능성이 크다. 여성에 대한 또다른 불평등, 차별이 된다는 점이다. 성폭력 가능성을 차단하기 위해 미리 벽을 쌓는 것은 부정적 해결책이다. 남성 위주의 왜곡된 성문화가 사라지고 양성평등 문화가 정착될 수 있도록 도덕적 가치 기준을 세우는 일이 우선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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