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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성철칼럼] 사람을 사람답게 대우하는 사회

조성철 2018년 03월 18일 일요일

지난 3월 8일, 제50회 대한민국 조찬기도회에 참석한 문재인 대통령은 최근의 사회문제를 인식한 듯 여성들의 아픔에 대한 위로와, 한국 교회와 대한민국 성장에 여성들이 기여한 바를 중요하게 언급하였다. 그런데 축사 중 실명으로 언급된 한 사람의 존함은 필자의 귀를 번쩍 뜨이게 했다.

“조수옥 전도사는 신사참배 거부로 온갖 고초를 겪었습니다. 평양 형무소에서 만난 아이들이 눈에 밟혀 자신의 쇠약한 몸을 돌보지 않고, 1946년 9월 고아원인 마산 인애원을 세웠습니다. 그 후 부모 잃은 아이들을 돌보고 교육하는데 평생을 바쳤습니다”(제50회 대한민국 조찬기도회 문재인 대통령 축사 전문 中 발췌)

조수옥 원장님은 필자의 어머니이다. 비록 생물학적 유전자를 물려받지는 않았지만 어머니 밑에서 성장하는 기간 동안 그 분의 기도와 열정, 헌신은 소천하신 지 16년이 지난 지금까지도 그 어떤 DNA보다 강력하게 내 안에 뿌리박혀 있다. 평생을 하나님을 사랑하는 일과 사람을 사랑하는 일에 매진하며 작은 자들에게 봉사하는 삶을 살다 가신 어머니는 그 자체로 필자에게 법이요, 나침반 이었다.

일본의 와따나베 노부오 목사는 “인간 국보라고 할 수 있는 조수옥 원장님의 업적이 한국에 알려지지 않고 있음이 너무 안타깝다”며 직접 저서(‘신사참배를 거부한 그리스도인’, 2002년, 엘멘출판사)를 출간하기도 하였다. 여성(女性)으로서 신체적, 사회적 제약이 당연시 될 수밖에 없던 암울한 시대에 어떻게 그런 강인함과 올곧음을 가질 수 있었는지 거듭 존경스러운 마음과 함께, 역사에 묻혀있던 사실을 잊지 않고 상기시켜준 문재인 대통령님께 이 기회를 빌려 2천여 명의 인애원 출신 가족을 대표하여 감사의 인사를 전한다.

최근 미투운동을 계기로 여성의 권익이 다시 수면위로 떠올랐다. 대부분의 나라에서 여성은 법적으로는 남성과 다르지 않은 권리를 부여받지만 사회문화적으로는 여전히 차별을 받는다. ‘세계 여성의 날’을 처음 제안한 독일에서도 2013년 기준 기업 간부 중 여성의 비율은 4.8%밖에 되지 않는다고 하니 이는 비단 대한민국만의 문제는 아니다.

사회문화적 차별과 성폭력과 같은 중대한 범죄는 하루빨리 근절되어야 하는 큰 문제지만 최근 일부 직장에서 성추행 오해를 사지 않기 위해 여성 동료와 아예 말을 섞지 않거나 여성 동료를 빼놓고 회식을 하는 등 남녀 갈등의 골이 깊어진다는 언론기사를 접해보면, 우리가 지속적으로 감시하고 해결해 나가야 할 시급한 문제는 ‘성(性)’보다 ‘인(人)’ 이 아닐까 한다.

남성과 여성은 선천적으로 같지 않다. 유전적 특성에 따라 서로가 상대방보다 좀 더 뛰어난 측면이 있고 부족한 측면이 있다. 힘의 세기나 섬세함의 차이가 분명 존재한다. 중요한 것은 사람이라면 성별, 연령, 지위고하를 막론하고 누구나 인격적인 대우를 받을 권리가 있다는 사실이다.

그리고 본인이 유전적으로 타고난 특성에 맞게, 또는 후천적 노력으로 신체적 제약을 뛰어넘으며 ‘가정과 사회에 얼마나 기여할 수 있는가’는 본인의 의지와 노력도 중요하지만 사회가 성별이나 지위에 따른 차이가 차별로 이어지지 않도록 적극적으로 지지, 격려해주는 것이 무엇보다 중요하다.

사람보다 중요한 것은 없다. 누군가는 직장 내 상사로서, 누군가는 학위취득을 결정할 수 있는 지도교수로서, 여러 가지 방법으로 밥벌이를 좌지우지 하는 권력자는 특히 우월한 자리에 취해 소중한 사람을 잃지 않도록 주의해야 한다.

대한민국이 이번 아픔을 계기로 여성을 여성답게 대우(여성의 강점을 살리고 여성으로서 사회에 기여할 수 있는 부분을 적극 지지) 하며 사람을 사람답게 대우하는 성숙한 사회가 되기를 소망한다.

조성철 한국사회복지공제회 이사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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