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군 기지 주변의 특성을 살린다는 구실로 평택이 관광특구로 지정됐지만 그에 걸맞은 지원이나 혜택은 열악합니다. 송탄 지역에서 미군을 상대하는 외국인관광시설업주들의 애로를 대변하고 문제 해결의 구심점 역할을 할 것입니다.”

미군을 상대하는 51개 외국인관광시설업계의 발전을 위해 일하고 있는 서인호 한국외국인관광시설협회 송탄지부장은 18일 송탄 상권의 현실에 대해 이같이 설명했다.

서 지부장은 수십년째 미군을 상대하는 외국인관광시설업계의 머슴을 자처하고 있다.

그는 “지난 97년 대단한 지원이나 혜택을 줄 것처럼 정부는 미군을 상대하는 평택을 관광특구 지정했다”며 “그러나 실질적인 도움은 거의 없었다”고 말했다.

특히 서 지부장은 “3년전 메르스가 평택을 덮쳤을 때 일반음식점은 보상 차원의 각종 지원이 뒤따랐지만 외국인관광업소는 유흥업이라는 이유로 아무런 지원을 받지 못했다”며 “피해는 외국인관광업소가 더 많이 입었었다”고 털어놨다.

1960~70년대 미군을 상대로 돈을 벌어들여 대한민국의 달러 박스로까지 불리던 송탄 소재 오산 미공군기지 주변 상권은 쇠락의 길로 접어든지 오래다.

그는 “관광특구에 걸맞는 지원은 고사하고 각종 규제를 먼저 풀어야 한다”며 “외국인 고용문제가 우선 해결돼야 하는데 정부 차원의 지원이 어렵다면 지자체가 나서 조례안을 만들어 상권을 살리는 특단의 대책이 요구된다”고 힘주어 말했다.

1996년 우연한 기회에 미군 클럽을 운영하는 업주가 된 서 지부장은 지역 토박이로 살아오면서 일찌감치 미군 문화와 음악에 심취했다.

젊은 시절 미국 반도체 회사에서 일을 하다가 수년간의 외국생활에 지쳐갈 무렵 지인이 운영하던 송탄 미군기지 앞 미군 클럽을 인수했다.

미군이 드나드는 클럽에 자신만의 색깔을 입혀 새로운 문화를 선보이고 싶은 욕심이 있었다.

서 지부장은 몇 해전 새벽, 혼자 클럽을 찾은 미군무원이 가슴을 움켜쥐고 쓰러졌을때 심폐소생술로 살려 본국으로 후송시킨 일을 잊지 못한다.

일년 뒤 건강해진 모습의 그 군무원은 한손에 비싼 위스키를 들고 서 지부장 앞에 나타나 고마움을 표시하고 아직도 인연을 이어가고 있다.

서 지부장은 미군이 즐겨찾던 평택 신장동 옛 골목길을 온전히 되찾기 위해 클럽 주인으로서, 외국인관광시설협회의 리더로서 무던히 애쓰고 있다.

심재용기자/sjr@joongbo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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