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금부터가 시작이죠.”

근대 5종 유망주 정민지(18·경기체고)는 최근 국가대표에 선발됐다. 3차까지 진행된 선발전에서 종합 4위를 차지하며 태극마크를 달았다. 청소년대표로 활약한 적은 있지만 성인대표팀에 뽑힌 건 이번이 처음이다. 현 대표팀의 유일한 고교생이기도 하다. 

정민지는 “5위 정도로 예상했는데 운이 좋았다. 부족한 점을 채워 아시안게임 출전권까지 거머쥐겠다”고 말했다.

오는 8월 열리는 자카르타·팔렘방 아시안게임에는 남녀 대표 2명씩 출전한다. 이전 대회와 달리 개인전만 진행되기 때문이다. 개최국 인도네시아의 요청으로 단체전은 치르지 않기로 했다. 단체전이 열릴 땐 4명이 참가했지만 이번에는 월드컵 2~4차 대회 성적을 합산해 상위 2명만 아시안게임 무대를 밟는다.

근대 5종은 수영과 펜싱, 승마, 레이저런으로 불리는 복합경기(사격+육상)로 이뤄진 종목이다. 합산 점수로 최종 순위를 매긴다.

정민지는 중학생 때까지 수영 자유형 중·장거리 선수로 활약했다. 고교 진학을 앞두고 근대 5종에 도전했고, 일찌감치 두각을 나타내며 유망주로 떠올랐다. 1학년 땐 전국체전 근대 4종(수영·펜싱·레이저런)에서 개인전 은메달과 단체전 금메달을 획득하는 저력을 과시했다. 정민지는 “여러 종목을 하다보니까 처음에는 잔부상도 많이 생기고 힘들었는데, 전국체전 이후 자신감을 갖게 됐다”며 웃어보였다.

보통 고교 선수들은 승마를 하지 않는다고 한다. 전국대회에서도 고등부 경기는 승마를 뺀 근대 4종으로 펼쳐진다. 하지만 정민지는 1학년 때부터 승마를 시작했다. 신동원 경기체고 교장은 “아시안게임을 내다보고 승마를 권유했는데, 훈련 성과가 잘 나타났다”며 흡족해했다.

지구력이 좋은 정민지는 수영과 레이저런에서 강한 모습을 보인다. 승마도 남들보다 빨리 시작해 큰 부담은 없다고 한다. 다만 펜싱은 취약 종목으로 꼽힌다. 정민지는 “기록경기는 자신과의 싸움이지만 상대가 있는 펜싱은 다르다. 끊임없이 고민해야하고, 변수도 많아 쉽지 않다”고 말했다. 이상훈 경기체고 감독은 “펜싱은 경험이 중요한데, 승률을 좀 더 높이면 아시안게임 출전도 불가능한 목표는 아니”라고 덧붙였다.

이달 말 미국 로스앤젤레스에서 열리는 월드컵 2차 대회는 아시안게임 출전 가능성을 가늠할 수 있는 첫 번째 시험대다.

정민지는 “비록 4등으로 대표팀에 뽑혔지만 최종 2인에 들어 아시안게임 무대를 밟겠다”고 힘주어 말했다.

장환순기자/janghs@joongbo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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