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체할 주차공간 마땅히 없어… 진입방해 주차면 제거 어려워
수원시 "순차적 없애 불편 최소화"

 

▲ 19일 오후 수원시 장안구 연무동에 위치한 한 이면도로 구역. 거주차우선주차 구역에 세워진 주차 차량들로 충분한 차로폭이 확보되지 않아 소방차 진입이 어려워 보인다. 김준석기자
수원시가 ‘안전이 먼저냐, 주차난 해결이 먼저냐’에 대한 문제를 놓고 딜레마에 빠졌다.

시가 노상주차장에 대한 정비과정에서 소화전 인접 주차면과 소방차 진입이 어려운 이면도로 주차면을 제거해야 하는 상황에 놓였지만, 그 규모만 4천500여면에 달하면서다.

19일 수원시에 따르면 시는 지역내 화재발생시 신속한 대응을 위한 소방차 진입로 확보를 목적으로 '이면도로 노상주차장 정비' 작업을 추진하고 있다.

지난 1월 도로교통법상 주·정차 금지 대상구역내 모든 주차면 및 소방차 진입을 방해할 가능성이 있는 주차면(6m 이하 도로 기준) 수를 조사한 결과 총 2만7천417개 중 4천469개가 제거대상인 것으로 나타났다.

그러나 이 가운데 소방시설(소화전 등)로부터 5m 이내 위치한 158개 주차면은 즉시 제거에 큰 문제가 없는 반면 나머지 4천311개(거주자우선주차, 유·무료노상주차 구역 등)의 주차면은 제거가 어려운 실정이다.

해당 주차면 대부분이 지역내 구도심 주거지역에 위치해, 제거시 주민들의 주차공간이 급격히 줄지만 대체 주차공간이 마땅치 않기 때문이다.

장안구 연무동에 거주하는 손모(60)씨는 "수년 전만 해도 야간에 주변 학교를 개방해 모자란 주차공간을 대체했지만 현재는 이마저도 없다"며 "일부 시설 주차장이 있지만 턱없이 부족해 거주자우선주차 구역을 없애는 건 사실상 불가능하다"고 토로했다.

더욱이 시는 주차면 제거대상으로 삼을 차로폭 기준도 정하지 못해 골머리를 앓고 있다.

3m 차로폭이 나오지 않는 4천300여개 주차면을 모두 제거하면 부족한 주차면을 충당하기 어렵고, 차로폭 기준을 낮춰 제거 주차면 수를 줄이면 소방차 진입이 어려워질 가능성이 커지기 때문이다.

소방 관계자는 "수치상으로 2.5m 정도면 중형 소방펌프차가 통과할 수 있지만 화재 현장 출동시에는 최소 3m 이상 확보 돼야 진입이 가능하다"고 설명했다.

실제 지난 2월 주민 요청으로 소방차 진입가능 여부를 확인하기 위해 현장에 나갔던 중형 소방펌프차(폭 2.3m, 규모 8.5ton)는 3.1m 차로폭에도 불구하고 불법주차 차량 때문에 통과하지 못하는 등 애를 먹었다.

이에 대해 수원시 관계자는 "당장 대체 주차공간이 없어 4천300여개 주차면을 한 번에 제거하기는 불가능하다"면서 "소방서와 주민들 협의를 거친 뒤 순차적으로 제거해 화재발생시 신속한 대응이 가능하도록 할 것"이라고 말했다.

김준석기자/joon@joongbo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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