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사진=KOVO
프로배구 현대건설 라이트 황연주(32)의 별명은‘기록의 여왕’이다.

V리그 출범 후 최초로 5천 득점을 돌파한 선수이며, 통산 5천257점으로 남녀 통틀어 득점 1위를 달리고 있다.

이처럼 한국 여자배구를 대표하는 공격수인 황연주는 최근 웜업 존을 달구는 시간이 길었다.

아니면 소냐의 공격력을 극대화하기 위해 후위로 빠지는 일도 잦았다.

정규리그 막판 엘리자베스 캠벨이 발목 부상으로 팀을 떠났고, 부랴부랴 데려온소냐 미키스코바의 적응이 급했기 때문이다.

그러나 소냐는 끝까지 적응하지 못했고, IBK기업은행과 플레이오프 1차전에서는5득점에 그쳤다.

이도희 감독은 19일 2차전에서 과감하게 소냐를 포기했다. 대신 황연주를 전진 배치해 국내 선수로만 ‘거함’ IBK기업은행을 잡겠다고 나섰다.

결과는 대성공이었다. 황연주는 16득점을 올려 양효진과 함께 팀 공격을 이끌며팀에 3-1 승리를 안겼다.

플레이오프를 1승 1패로 맞춘 현대건설은 챔피언결정전 티켓을 놓고 21일 화성체육관에서 최종 3차전을 벌인다.

경기 후 황연주는 소냐의 적응 때문에 힘든 시간을 보냈다고 털어놨다.

그는 “솔직히 말해서 (정규리그 막판) 소냐 때문에 계속 뒤에 있었다. 그래서 이다영 세터와 호흡도 못 맞췄다. 다영이와는 지금도 조금 안 맞다”고 말했다.

이어 “뒤에 있다가 지는 경기에만 (라이트 공격수 자리에) 들어갔다. 그러다 보니 많이 위축한 게 사실이다. 팀에서는 공격력을 기대하지만, 뒤에 있다가 들어가니연습량도 적어지고 서 있는 시간도 많았다”고 설명했다.

황연주도 팀의 결정을 이해한다. 현대건설은 2년 만에 ‘봄 배구’에 진출했고, 현실적으로 외국인 선수의 도움을 받지 않으면 우승할 가능성이 떨어진다.

그러나 배구는 선수 간 호흡과 유기적인 움직임이 중요해 아무리 뛰어난 선수라도, 동료와 마음이 통하지 않으면 제 기량을 보여줄 수 없다.

결과적으로 소냐는 적응에 실패했다. 현대건설은 정규리그 6연패에 플레이오프 1차전 패배까지 7연패에 빠졌다.

소냐를 빼고 황연주를 원래 자리에 돌려놓자 현대건설의 조직력이 살아났고, 2차전에는 모두의 예상을 깨고 IBK기업은행을 격파했다.

현대건설은 3차전도 국내 선수로만 치를 전망이다.

황연주는 “소냐가 외국인 선수인데 ‘쟤보다 더 잘해야 한다’는 생각으로 죽기 살기로 했다”면서 “(외국인 선수 없이 치를 3차전은) 오히려 부담이 없다. 자신 있게 하겠다”고 말했다. 연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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