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직 어색하긴 한데, 그저 고맙죠.”

남자 스피드스케이팅 차세대 주자 김민석(19·성남시청)은 평창 동계올림픽 이후 인기를 실감하고 있다.

알아보는 사람이 많아졌고, 사인과 사진촬영 요청도 심심찮게 받는다. 21일 경기도선수단 환영식이 끝난 뒤에도 시민들과 사진을 찍었다. 오는 25일에는 프로야구 시구자로 잠실구장 마운드에 선다.

김민석은 “아직 낯설고 어색한데, 그만큼 좋게 봐주시는 거니까 고마울 따름”이라며 웃어보였다.

일찌감치 유망주로 주목받은 김민석은 생애 첫 올림픽 무대에서 은메달과 동메달을 땄다. 1천500m에서 아시아 선수 최초로 (동)메달을 획득하더니 동료들과 호흡을 맞춘 팀추월에서도 은메달을 거머쥐었다. 단숨에 ‘빙속스타’가 됐다. ‘빙속괴물’이라는 수식어도 생겼다. 김민석은 “기대 이상의 결과가 나왔다. 스스로에게 120점을 주고 싶다”고 말했다.

그는 이번 올림픽의 가장 큰 소득으로 ‘자신감’을 꼽았다. “다음 올림픽에서는 1천 500m를 더 잘 탈 수 있다는 확신이 생겼다”고 했다. 체력과 스피드 등을 고루 갖춰야 하는 이 종목은 빙속 최강국 네덜란드를 포함한 유럽 선수들의 전유물이었다. 김민석이 이번 올림픽에서 철옹성을 깨뜨렸다.

김민석은 “최종 기록은 우승한 네덜란드 선수와 큰 차이가 없는데, 700m구간까지는 기록이 좋지 않았다. 앞으로 초반 레이스 속도를 높여 세계 정상급 선수들을 따라 잡는 게 목표”라고 힘주어 말했다.

많은 관심을 받은 올림픽은 막을 내렸지만 시즌은 다음 주 국내 대회를 끝으로 마무리된다.

올림픽 직후에는 미국 솔트레이크시티에서 열린 국제빙상경기연맹(ISU) 세계주니어스피드스케이팅선수권에 출전해 팀추월과 팀스프린트 우승으로 2관왕에 올랐다. 매스스타트, 1천500m에서는 3위를 차지했다.

메달 4개를 수확했는데도 김민석은 아쉬움이 큰 대회라고 했다.

그는 “미국에 도착한 다음날 감기몸살에 걸려 컨디션이 좋지 않았다. 결국 욕심을 낸 개인종목에서는 제 실력을 발휘하지 못하고 돌아왔다”고 했다. 오는 26일 시작하는 전국대회에서는 1천m와 1천500m 두 종목에 출전한다.

시즌 후에는 친구들과 올림픽 준비로 미뤄온 부산 여행을 떠날 계획이라고 한다.

김민석은 “다음 대회를 마치면 2~3주 정도 휴가가 주어질 것 같다. 일본과 부산을 놓고 고민하다 부산부터 가기로 결정했다”며 웃었다.

2022년 베이징 동계올림픽을 향한 다짐도 잊지 않았다.

“올림픽 메달이 처음 확정된 순간은 평생 못 잊을 것 같다. 초심을 잃지 않고 부족한 점을 보완해 다음 올림픽에서는 더 높은 곳에 서겠다”고 각오를 다졌다.

장환순기자/janghs@joongbo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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