평택시 "계획대로 4차선" vs 당진시 "2차선으로 축소"
4차선 '사업 타당성 無' 결론… 당진 "규모 줄여서 조속 추진"
평택시, 공개토론회서 반대 의견

▲ '평당항 연륙교를 말하다' 토론회 모습
시 경계를 놓고 오랜 갈등을 빚고 있는 경기 평택시와 충남 당진시가 평택·당진항(이하 평당항) 연륙교 건설 문제를 놓고 또 다시 대립하고 있다.

지난 22일 평택대학교에서 열린 ‘평당항 연륙교를 말하다’ 공개토론회에서 연륙교와 관련, 평택시는 “당초 계획대로 4차선 규모로 건설할 것”을, 당진시는 “왕복 2차선 규모로 건설하는 것이 지역에 유리하다”는 입장을 견지했다.

평택항 수호 범시민운동본부가 주관하고 평택시 기자단, 평택대 국제물류해양연구소, 평택항 포럼이 공동주최한 이날 토론회에는 300여 명의 평택, 당진 시민 등이 참석한 가운데 홍원식 평택지방해양수산청장 등 3명의 주제발표와 이동현 평택대 교수등 5명의 열띤 토론으로 이어졌다.

이날 토론회에서 홍원식 평택지방해양수산청장은 2021년 평택 내항과 당진 신평 간 3.1㎞를 바다 위로 연결하는 왕복 2차선 규모의 연륙교를 2021년 착공할 계획이라고 설명했다.

이에 최동희 평택시 항만지원과장은 “2030년에 매립이 완료될 예정인 지역에 2020년대 초에 연륙교를 완공하면 여러 문제가 생길 수 있다”며 “또한 4차선으로 계획된 연륙교를 2차선으로 축소해 건설할 경우 환경피해와 국가예산 낭비 등이 우려된다”고 주장했다.

하지만 당진시는 그동안 이 연륙교를 2차선으로라도 건설해야 한다는 입장을 줄곳 밝혀왔다.

이날 평당항에서 발전시설을 운영하는 조원진 GS글로벌 SOC팀장 역시 화물이 20㎞를 우회하는 바람에 연간 13억여 원의 운송비가 추가로 소요되고 있는 현실을 설명하면서 기업 입장에서 연륙교의 필요성을 강조했다.

토론자로 나온 신승식 전남대 교수와 김근섭 KMI 항만개발연구실장은 “일단 정부의 예비타당성 조사가 통과되면 무조건 수용한 뒤 잘못된 부분은 추후에 바로잡는게 현명하다”고 말해 참석자들로 부터 “대책없는 구태를 주장하고 있다”는 비난을 받기도 했다.

좌장을 맡은 이동현 평택대 교수는 “매립도 안된 곳에 연륙교를 서둘러 연결할 경우 정부의 예측과 달리 여러 가지 문제점을 야기할 수 있고, 이런 사례는 우리나라 여러 항만에서 나타나고 있다”고 정부의 잘못된 정책을 꼬집었다.

김찬규 평태항수호범시민운동 상임 공동대표는 “연륙교 건설을 반대하는게 아니라 길이 3.1㎞의 연륙교를 2차선으로 축소하는 것은 바닷길을 산책로나 자전거 도로로 건설하는 수준”이라며 “개통이 되면 극심한 교통체증으로 항만이 마비될 것에 대한 고민을 하고, 해결책을 찾아야 할 때”라고 지적했다.

평당항 연륙교는 평택쪽 갯벌을 매립해 생기는 신생 부두와 당진쪽을 가로 질러 바다위에 도로을 건설하는 사업으로 정부가 2016년 한국개발연구원(KDI)의 예비타당성 조사에서 비용편익비율(B/C·1 이상일 경우 사업타당성 유효)이 0.76으로 사업 타당성이 없는 것으로 나오자, 당초 건설키로한 4차선을 2차선으로 줄여 사업타당성(1.36)을 확보했다.

심재용기자/sjr@joongbo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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