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근 실험동물 업체·개농장 등 악취 원인 지목에 극구 부인
오산시 "기준치 미달"… 조치 없어

 오산의 한 마을에서 수십 년째 원인을 알 수 없는 악취가 발생해 주민들이 고통을 호소하고 있다.

25일 오산시 서랑동 주민들에 따르면 100여세대가 거주 중인 오산 서랑동 문화마을에서 20여년 전부터 원인을 알 수 없는 악취가 발생하고 있다.

악취는 주로 오전 6시 ~ 8시까지 마을 전체에서 맡을 수 있는데, 주민들은 일반적인 생활이 어려울 만큼 악취가 심하다며 고통을 호소하고 있다.

주민들은 악취원으로 마을 내 위치한 불법 개농장을 지목하고 있다.

오산시 서랑동 산24-1에 위치한 불법 개농장은 '농장직영 개고기 도소매 판매'라고 적힌 문구의 간판만 설치돼 있을 뿐, 관할 지자체에 등록이 돼 있지 않아 그 규모를 확인하기 어려운 상태다.

주민 김 모(72)씨는 "마을에는 하천과 버스정류장이 있는데 아침에 버스를 타러 나가면 냄새에 속이 울렁거릴 지경"이라며 "송장 냄새 같기도 하고 개 냄새 같기도 한 것들이 한데 뒤섞여 나는데 도무지 익숙해지지 않는 냄새"라고 말했다.

다른 주민 최 모(57)씨는 "일부 주민들이 지독한 개 사체냄새가 난다는 민원을 넣어 마을 통장이 대표로 농장에 찾아가도 개농장 주인이 만나주지 않는다"며 "안에서 영업을 하는 걸 뻔히 아는데 문을 걸어 잠그고 나오지 않는다"고 말했다.

하지만 불법 개농장 운영자는 주민들의 이 같은 의혹 제기에 대해 '낭설'이라며 극구 부인했다.

개농장 주인은 "개는 개 경매장으로 보내기 위해 키우는거지 이 안에서 개를 잡거나 죽이는 일이 없다"며 "나는 개사료만 줄 뿐 거주민이 아니기 때문에 찾아와봐야 나를 만날 수 없을 것"이라고 말했다.

사정이 이렇지만, 관할 지자체인 오산시는 해당 악취가 관련법 기준치에 못미친다는 이유로 원인 파악과 해결안 제시에는 사실상 손을 놓고 있다.

오산시 관계자는 "민원이 들어와 나가보면 악취, 소음 모두 기준치에 미달하는 수치라서 사실상 해줄 수 있는 조치가 없다"며 "냄새의 원인이 인근 임야에 방목해서 키우는 개나 염소일 수도 있는 상황"이라고 말했다.

신경민기자/

▲ 사진=연합(해당 기사와 관련 없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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