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4년 가자지구. 이스라엘의 폭격으로 한 학교가 파괴되었습니다. 800여 명의 학생들은 학교를 잃었고, 다른 지역의 학교로 전학을 가야 했죠. 많아진 학생에 반해 교실은 좁았고 폭격 속에서 먼 곳까지 가기도 어려워 출석률은 낮아졌습니다. 새로 학교를 지어야 했죠. 재건축위원회는 특별한 학교를 짓고 싶었습니다. 파루크 버니 Al Fakhoora 사무국장은 “지역사회가 아니라 ‘학생들’이 원하는 학교를 만들고 싶었어요”라고 말했습니다.



그래서 특별한 디자이너가 초대되었죠. 바로 학교에 다니게 될 학생들입니다. 아이들은 원했던 것은 ‘안전한 학교’. 비행기와 드론의 굉음, 폭격의 폐허를 피해 학교에서라도 편안함을 느끼고 싶었죠. 밖에서 느끼는 불안감과 공포를 없앤 학교를 만들고자 학생들이 머리를 맞댔습니다.


그 결과, 자말 압둘 나세르 학교가 지난 3월 모습을 드러냈습니다. 깨져도 파편이 튀지 않는 유리창을 쓰고 벽도 두 겹으로 만들었죠. 학교 밖이 두렵다는 아이들을 위해 바깥이 안 보여도 다른 건물로 이동할 수 있도록 설계했습니다. 유사시 피난소로 이용하게끔 대강당도 설치했습니다. 전기가 끊길 경우를 대비해 태양광 패널을 설치했죠. 전쟁으로 폐허가 된 가자지구에서 학생 친화적인 학교가 지어진 것은 처음 있는 일인데요. 로버트 발렌트 UNDP 특별관리부대표는 “재난 속에서도 학교를 위해 아이디어를 떠올린 학생들이 존경스럽다. 이는 교육에 적절한 환경이 필요하다는 것을 보여주는 좋은 사례”라고 말했습니다.

2014년 이스라엘과의 전투로 가자지구에서 무너지거나 완전히 붕괴한 학교는 무려 538개. 학생들이 교육의 기회를 잃지 않고 안전함을 느낄 수 있는 학교가 많아지길 소망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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