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찰조사서 살인 등 혐의는 회피… CCTV속 사진 등 증거엔 인정
조사 중간 한숨 쉬는 등 체념도
3일 경기북부지방경찰청에 따르면 경찰은 지난 2일 자신의 전 여자친구인 B(21·여)씨를 살해하고 야산에 암매장한 혐의로 A씨에 대한 체포영장을 발부받아 조사를 진행했다.
A씨는 수사 초기부터 구치소에서 경찰의 접견을 거부오다 지난달 말 접견 조사에 응하겠다고 변호사를 통해 알리기도 했지만, 조사 당일 다시 거부해 경찰은 결국 체포영장을 발부받았다.
그러나 A씨는 경찰조사에서 살인, 암매장 등 혐의에 대해서 모두 “진술을 거부한다”며 답변을 피했다.
경찰은 범행 추정 시점 A씨가 B씨와 함께 렌터카를 타고 의정부와 포천 야산을 오가는 과정에서 찍힌 CCTV 사진 등을 시간순으로 제시하며 A씨를 추궁했다.
본인이 찍힌 사진, 주행 기록 등 객관적인 증거에 대해서 A씨는 “내가 맞다”, “이곳에 갔었다”고 인정했다.
하지만 “이곳에서 살해한 B씨를 암매장했느냐” 등 범행과 직접 연관된 질문이 나오면 “기억이 나지 않는다” 또는 “진술을 거부하겠다”고 답했다.
조사 중간에 한숨을 크게 쉬거나, 경찰관이 상세한 증거를 들이밀면 “고생 많이하셨네”라고 혼잣말을 하는 등 다소 체념한 듯한 태도를 보였다고 경찰은 전했다.
지난해 6월 병원에서 뇌출혈로 숨진 사실혼 관계 전 연인의 죽음에 대해서는 “그죽음과 나는 직접적 관계가 없다”고 진술했다.
경찰은 오전부터 약 14시간 동안 조사를 마친 후 2일 오후 11시 30분께 A씨의 신병을 다시 서울 구치소로 넘겼다.
경찰 관계자는 “추가 조사가 필요하다고 판단되면 유관 기관과 협의해서 다시 체포 영장을 발부받을 계획”이라며 “추가 조사는 구치소에서 진행될 가능성이 크다”고 설명했다.
A씨는 지난해 12월 또 다른 여자친구 C(23·여)씨를 목졸라 살해한 혐의로 강남경찰서에 체포돼 서울 구치소에 수감 중이다.
1심 재판이 진행되던 지난달 경기도 포천시의 한 야산에서 실종된 지 8개월 된 B씨의 시신이 암매장된 채 발견됐다.
송주현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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