용인 송골마을 주민들 "용인의 허파 지켜주세요"
바이오의약산업단지 예정부지 항토 수종 이식해도 숲 사라져
4일 오후 용인 송골마을에서 만난 이모(57)씨는 용인시와 도시개발업체는 DSD삼호가 대규모 산업단지를 조성한다는 소식에 이렇게 말했다.
송골마을은 기흥구 지곡동 36번지 일대, 부아산과 보라산 사이 산자락에 위치한 작은 마을이다.
20가구가 조금 넘는 주민들이 자연에 기대 살아간다.
이씨는 매일 산자락 도로 끝을 지나 이어지는 비포장도로와 양쪽으로 이어지는 좁은 등산로 등을 따라 매일 아침 등산에 나선다.
주민들 뿐만 아니라 주말이면 인근 저수지와 고매동으로 넘어가는 자전거코스를 즐기기 위해 찾는 동호회 회원들이 무리지어 지나다닌다.
이처럼 마을 주민들이나 등산객, 자전거동호회 회원들처럼 자연을 즐기려는 사람들을 제외하고는 인적이 드물어 송골마을은 항상 한적하다.
그러나 3~4년 이후부터는 이러한 송골마을 주변 산림이 모두 사라질 것으로 보인다.
송골마을 끝자락을 시작으로 울창한 산림 건너편 삼가동 지역까지 약 27만㎡에 달하는 대규모 바이오산업단지가 들어설 예정이어서다.
용인시와 DSD삼호(도시개발업체)가 손을 맞잡고 지역경제 활성화를 위한 바이오의약산업단지를 구축하겠다고 나선 것이다.
주민들과 등산객은 더이상 이 곳에서 등산을 즐길 수 없고, 자전거동호회 회원들도 코스로 활용할 수 없다.
사업 예정 부지 가운데 농경지 뒤편으로 위치한 드넓은 산림을 포함한 다른 산림 구역까지 약 15만㎡에 달하는 산림이 사라질 위기다.
업체는 산림에 식재된 향토수종 등을 다른 곳으로 옮겨심겠다는 계획이지만 그렇다고 울창한 숲이 다시 살아나지는 않는다.
더군다나 당초 2016년 예정됐던 사업 예정 부지 가운데 보전녹지가 차지했던 비율은 55%에 달했다.
이마저도 환경부가 보전녹지 비율을 낮추라는 의견을 내 37% 가량으로 줄였지만 이마저도 어마어마한 규모의 산림 훼손이다.
시는 법적으로 문제가 없고 용인지역내 바이오의약산업단지를 구축하겠다는 계획이지만 주민들은 환경파괴를 안일하게 생각하는 시를 이해할 수 없다는 입장이다.
송골마을 주민들은 "산업단지가 들어서면 농경지를 중심으로 세워질 15m의 옹벽이 산림을 가로막게 될 것으로 알고 있다"며 "'용인의 허파'라고도 불릴 정도로 보존이 잘 된 우리 산림을 바이오산업단지라는 이름을 포장해 파괴하려고 하는 것으로 밖에 볼 수 없다"고 호소하고 있다.
김준석기자/joon@joongbo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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