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기도체육회 종목단체 회장은 어떤 존재인가. 다소 생뚱맞은 이야기지만 도체육회 종목단체 회장에 대한 인식 또는 위상을 재정립 하기 위해서라도 한번 정도는 짚고 넘어가야 할 필요가 있을 것 같다. 도체육회 종목 회원단체는 현재 69개에 이르고 있다. 체육단체 통합으로 인해 종목 단체수는 많이 증가했지만 회장에 대한 위상은 오히려 약해졌다고 할 수 있다. 이같은 현상은 사회적 변화를 무시할 수는 없겠지만 도체육회나 종목단체에서 초래했다고도 볼 수 있다. 사회적으로는 행정이 투명해지면서 체육단체장 뿐만 아니라 사회 단체장들이 부수적으로 누릴 수 있는 혜택, 즉 반대급부가 줄어들면서 단체장의 매력이 예전보다 떨어진 점을 들 수 있겠다. 하지만 이러한 상황에서도 구성원들이 본분을 망각하지 않고 주권을 찾으려고 노력했다면 위상은 추락하지 않았을 것이라 판단된다.

도체육회에 대한 종목회장들의 섭섭함은 곳곳에서 나타나고 있다. 가장 대표적인 것은 엘리트와 생활체육 종합대회인 경기도체육대회와 경기도생활체육대축전 개회식이다. 행사의 시작을 알리고 분위기를 고조시키기 위한 개회식에서 체육인들은 뒷전이고 정치인들을 전면에 내세우고 있다는 점이다. 한마디로 주객이 전도됐다는 지적이다. 결국 이같은 상황이 심화되면서 종목회장들의 개회식 참여율도 떨어지는 악순환이 반복되고 있다.

특히 도체육회는 지난 2월 우리나라에서 처음 열린 2018 평창동계올림픽의 관람을 놓고도 비난을 받았다. 국가적 행사인 만큼 전국 시도에서 일정량의 티켓을 구입, 단체관람을 실시했다. 도체육회도 일부 종목단체와 지도자들을 대상으로 단체관람을 실시했지만 회장들에 대한 배려는 없었다. 개회식 등의 입장권 분배를 놓고 경기도청과 상의를 했지만 ‘김영란법’으로 인해 종목 회장들을 포함시키지 못했다고 밝혔다. 하지만 국민권익위원회나 중앙선거관리위원회도 올림픽 붐을 조성하기 위해 관람 티켓과 관련, 일찌감치 확대 해석을 내놓았음에도 불구하고 적극적으로 대처하지 못했다는 생각이다. 여기에 사정이 그렇다 치면 사전에 회장들에게 공지를 통해 오해를 살 수 있는 부문에 대해 미리 양해를 구할 수 있었음에도 불구하고 나 몰라라 함으로써 종목회장들이 섭섭한 마음을 갖게 했다.

이같은 행태는 도체육회와 종목단체간 소통이 부족하고 유기적인 협력체계가 부족하다는 것을 알 수 있는 대목이다. 자그마한 배려가 상대방의 위상을 세운다는 것을 간과한 것이다. 도체육회와 종목단체는 지시, 감독 등의 명령적인 수직적 관계가 아닌 상호 협력체인 수평적 관계가 유지돼야 한다. 이를 위해서는 상호 존중을 바탕으로 비즈니스 관계가 형성돼야 한다. 나는 주지 않고 남에게 무조건적으로 바란다면 결코 수평적 관계가 형성될 수 없고, 내가 지원해 준다고 수직적 관계로 바라보는 시각도 잘못됐다. 어찌됐든 도체육회와 종목단체는 종속관계가 아니고 공생관계다.

도체육회 뿐만 아니라 종목회장도 변해야 한다. 주권의 시작은 참여라고 할 수 있는 만큼 도체육회 각종 행사에 보다 적극적으로 참여해야 한다고 본다. 비전이 다르다고 냉소적 반응을 보이며 피할것이 아니라 적극적으로 참여해 틀린 부문을 지적하는 등 옳고 그름을 주장 하는 것도 어찌 보면 의무일 것이다. 도체육회 종목단체는 예전과 같은 반대급부도 없지만 매년 수천만 원을 출연하면서 종목 단체를 이끌어가는 회장과 종목의 발전은 뒷전이고 개인의 영달을 위한 회장 등이 뒤섞여 있는 것도 사실이다. 상황이 이렇다보니 구심점 역할을 하기가 결코 쉽지 않을수 있다. 하지만 도체육회는 도체육발전이라는 대명제하에서는 69개 종목단체가 모두 중요하다는 것은 잊지 말아야 한다. 도체육회의 종목단체 지원은 당연한 것이지만, 이를 두고 내가 ‘갑’이라는 생각은 당연하지 않다. 서로 믿음을 갖고, 위치에 걸맞는 예우가 존재할때 종목단체 회장은 물론 도체육회 위상이 높아진다는 판단이다.

오창원 문화체육부 부국장/cwoh@joongbo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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