평택 이전에 따른 근로자 감원에 근로기준법 아닌 소파 규정 적용...노조, 150명 수준 규모 예측

▲ 캠프 케이시. 사진=연합

동두천시에 주둔 중인 주한 미군 2사단 소속 한국인 직원들이 연내 무더기 해고될 전망이다. 


8일 전국 주한미군 한국인 노동조합 등에 따르면 미 2사단은 캠프 케이시 소속 한국인 근로자 감원을 할 예정이라고 지난달 노조에 통보했다.

구체적인 감원 규모나 시점에 대해서는 지금까지 밝히지 않았다.

노조는 미군의 인원 운용 계획을 토대로 해고 시점과 규모를 파악하고 있다.

노조 측이 파악한 주한미군 한국인 근로자 운용계획에 따르면 2018년 9월까지 전체 한국인 근로자 수는 약 8천명 수준으로 유지된다. 하지만 하반기 이후 인원 계획은 7천750명 수준으로 약 250명 줄어든다.

이미 동두천에서 평택으로 이주했는데 통계상 이중으로 계산된 100명을 제외하면, 실제 해고 규모는 150명 수준이 된다는 것이 노조의 설명이다.

해고 대상인 근로자들은 대부분 청소 등 단순 업무를 담당하는 낮은 급수의 직원들로, 연봉 4천만원 이하의 4인가구 이상 가장도 상당수 포함된 것으로 전해졌다.

직장을 잃고 길바닥에 나앉을 위기에 처했지만, 대상 근로자들은 자신의 운명에 대해 한 치 앞도 내다볼 수 없는 실정이다.

주한미군 소속 한국인 근로자는 대한민국의 근로기준법이 아닌 소파(주한미군지위협정·SOFA)의 ‘주한미군 인사규정’ 적용을 받는다.

협정에 따르면 미군 측은 해고대상 근로자에게 최소 45일 전에 통보(notice)만 하면 된다. 미군은 이런 규정을 이유로 해고대상 직원에 대한 사전 설명조차 하지 않고 있다

주한미군 한국인 근로자 노조 관계자는 “근로자에 대한 별도의 퇴직금 적립 제도가 없어서 해고 이후 생계가 막막한 상황”이라고 설명했다.

경기북부 주둔 미군 소속의 한국인 근로자들은 기지 평택 이전이 결정된 직후부터 대량실업 사태를 걱정했다.

의정부 등 경기북부 지역의 미2사단과 용산 미군기지에서 일하는 한국인 근로자는 약 5천명으로, 기지 시설관리부터 미군 관련 소식을 홍보하는 공보관까지 다양한 역할을 한다.

일부 부대가 기존 주둔지에 잔류하지만, 이들이 소속된 부대 대부분은 평택으로 이전된다. 여러 부대가 하나로 통합되면 부서들도 통폐합되면서 대규모 감원 등 구조조정이 예상된다.

조합 관계자는 “지금까지 미군의 관례로 봤을 때 비슷한 일을 하는 두 개 부서를 하나로 통합하면 약 60%만 남기고 나머지는 해고되거나 전혀 다른 부서로 옮겨진다”며 “평택 이전 과정에서 많게는 수천명이 해고될 것으로 보인다”고 설명했다.

서희수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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