파주·고양농민 임진강물 벼농사, 북한 유로변경해 물부족현상 발생
임진강 염분 농도 급상승도 문제

농번기를 앞두고 바닷물과 민물이 만나는 기수지역인 파주시 임진강 중류에 양수장 증설이 필요하다는 지적이 나오고 있다.

8일 파주시 등에 따르면 매년 봄 파주시와 고양시 일부 농민들은 임진강 물을 공급받아 벼농사를 짓고 있다.

그러나 북한이 2008년 7월 황강댐을 건설하고 이후 예성강으로 일부 유로를 변경해 물을 농경지 등에 공급하면서 임진강으로 내려오던 물이 20%가량 줄어들었다.

현재 임진강 중하류 양쪽에는 모레와 진흙 등이 쌓여 백사장을 연상케 하고 있다.

북측에서 내려오던 물이 줄고 만조때 바닷물이 임진강 중류까지 올라오면서 문산읍 장산리부터 파평면 율곡리까지 백사장 모습을 보이는 것이다.

이 구간에는 파주 전역과 고양 일부 지역으로 농업용수를 공급하는 양수장 2곳이 있지만 부족한 상황이다.

극심한 가뭄을 보였던 2014∼2015년 봄 파주 문산지역과 민통선 지역 주민들은 5월 말까지 물 부족과 임진강의 염분 농도 급상승으로 6월 초에야 모내기를 했다.

평소엔 밀물 때 올라오는 바닷물이 강물과 섞여 희석됐지만, 2014년과 2015년 봄에는 극심한 봄 가뭄으로 임진강의 평소 염분 농도(500ppm)보다 3배 이상 올랐었다.

실제 2001년 파주시 군내면 백연리 민통선 내 통일촌 주민들이 통일대교 인근 임진강 변 공덕양수장에서 염분이 다량 함유된 농업용수를 공급받아 80㏊에서 염해를 입었다며 파주시와 농어촌공사에 보상을 요구하기도 했다.

이에 따라 시와 지역 주민들은 염해를 보지 않고 농번기 원활한 농업용수를 공급하기 위해서는 임진강 중류인 파평면 장파리 인근에 양수장을 증설해야 한다는 의견이 나오고 있다.

비무장지대(DMZ) 내 유일한 민간인 거주지인 파주시 대성동 마을에서 벼농사를 짓는 김광유(38)씨는 “환경단체 등의 반대로 임진강 준설은 힘들어졌다”면서 “2015년처럼 올해도 기후 온난화로 인해 봄 가뭄이 이어진다면 농사짓기는 대단히 힘들어질 것”이라고 말했다.

그러면서 “봄철 영농기 원활한 용수공급을 위해서는 바닷물이 올라가지 않는 임진강 중상류 지역에 양수장 증설이 제일 시급하다”고 덧붙였다.

박상돈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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