발견 의류 사이즈 작고 생산지는 동남아… 정화조 구조상 사고사 가능성 낮아

▲ 백골 시신이 발견된 화성 한 도장공장 지하 정화조에 맨홀 뚜껑이 덮여있다. 시신은 7번째 정화조(왼쪽 첫번째) 내부에서 발견됐다. 정성욱기자

화성지역 한 도장공장에서 발견된 백골 시신(중부일보 4월 5일 23면 보도 등)과 관련, 경찰은 시신의 신원을 필리핀·인도네시아 등 동남아 남성에 초점을 두고 수사를 진행하고 있다.

또 백골이 발견된 정화조 구조상 사고사일 확률은 낮아 보여, 타살이나 시신 유기 등에 무게가 실릴 것으로 예상된다.

8일 화성서부경찰서에 따르면 경찰은 지난 3일 오후 ‘공장 주차장 옆에 놓인 의류 안에 뼛조각이 들어 있다’는 신고를 받고 화성시 한 도장공장 정화조에서 뼛조각이 붙어 있는 검정색 초겨울용 점퍼와 살구색 반팔 남방, 신발 등을 발견했다.

경찰은 해당 의류 사이즈가 비교적 작은 데다가 생산지도 동남아 국가인 점, 국과수 소견 등을 토대로 동남아 남성을 중심으로 신원 확인을 하고 있다.

특히 경찰은 백골이 발견된 도장공장과 인근 지역에 위치한 공장에서 필리핀과 인도네시아 근로자가 대다수 근무한다는 점을 토대로 양 국적에 무게를 두고 수사를 진행중이다.

경찰은 불법체류 등 소재파악이 안 되는 도내 외국인 근로자 500여 명을 중심으로 범위를 좁혀가고 있다.

시신이 발견된 정화조가 사고사가 발생하기 어려운 구조여서 타살의혹도 점차 짙어지고 있다.

실제 지난 6일 찾은 해당 도장공장에는 7단계에 거쳐 오물을 정화하는 정화조가 지하에 설치돼 있었으며, 지상으로 연결되는 각 맨홀은 뚜껑으로 덮여 있었다.

사람이 정화조로 내려가기 위해선 가로세로 각각 1m, 0.7m에 그치는 6번째 맨홀이 사실상 유일한 출입구였지만, 해당 정화조 아래로 안전망이 설치돼 있어 추락은 커녕 진입도 쉽지 않아 보였다.

더욱이 시신은 마지막 정화구간인 7번째 정화조에서 발견돼 추락 등 사고사보다는 누군가 시신을 옮겨놓는 등 시신유기에 힘이 쏠리는 상황이다.

해당 공장 관계자는 “누구나 정화조 뚜껑을 열고 들어갈 수는 있지만 안전망이 설치돼 있고 입구도 좁아 추락사 등의 위험은 사실상 없다”며 “인근 공장에서 일하는 외국인 근로자 대부분은 필리핀과 인도네시아 국적”이라고 말했다.

한편, 경찰은 시신에서 발견한 치과 치료 흔적을 토대로 인근지역 병원기록을 검토하고 있으며, 이후 수원·안산 등 수사범위를 넓혀갈 방침이다.

정성욱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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