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제까지도 나무 가시만 무성하던 벚나무가 하루아침에 벚꽃으로 하얗게 변한 걸 보면서 드디어 봄이 왔음을 온 몸으로 느끼는 요즘이다.

산수유도 있고, 목련, 개나리나 진달래 같은 봄을 알리는 전령들이 여럿 있지만 아무래도 모든 사람의 마음을 들뜨게 만드는 것은 벚꽃이 최고인 것 같다.

벚꽃은 봄을 알리며 피는 꽃 중 하나로 연분홍색의 아름다움을 지나고 있으며, 서양에서 봄, 순결의 상징으로 통하기도 한다.

벚꽃은 일본의 국화로 오해받기도 하나 실상은 원산지는 우리나라 제주도에서 유래한다는 학설이 유력하며, 오래전부터 벚나무에 대한 기록을 찾아볼 수가 있다.

역사를 따지지 않더라도 봄이 되면 우리나라 전체가 벚꽃축제를 벌인다고 해도 과언이 아닐 정도로 사람들은 벚꽃을 찾아다닌다.

포털창에 벚꽃을 쳐보니 서울, 부산은 물론이고 대전, 경주, 대구 등 온 나라의 벚꽃 명소가 줄지어 소개되고 있다.

마치 벚꽃 명소 하나쯤은 갖고 있어야 한다는 의무감으로 전국이 벚나무를 심기에 나선 것이 아닐까 하는 의심이 들 정도다.

제주도와 진해 등 전국적인 벚꽃 명소를 제외하고 큰 힘 들이지 않은 벚꽃 명소로 경기도청이 있다.

1967년 경기도청이 서울에서 지금의 팔달산 주변으로 이전을 하면서 청사 주변에 심은 벚나무 200여 그루가 50년이 넘은 지금 거대한 벚꽃 터널을 선사한다.

경기도는 이 나무들이 본격적으로 꽃을 피우기 시작한 1987년부터 처음 벚꽃 축제를 시작해 올해로 32년 째 축제를 계속해오고 있다.

초창기에는 단순히 청사만 개방하는 수준이었지만 해를 거듭하면서 연령대 별 맞춤형 체험 프로그램, 참여·소통 이벤트, 다양한 테마별 컨셉 공연 등이 합쳐지면서 종합적인 문화페스티벌로 자리잡았다.

해마다 20만 명 이상이 다녀가는 유명 축제이기도 하다.

올해 경기도청 벚꽃축제의 주제는 낭만산책이다.

가족, 연인, 친구와 함께 경기도청사 일대는 물론 인근 팔달산, 수원화성을 산책하듯 돌면서 화려하게 수놓은 벚꽃을 즐기자는 의미다.

이를 위해 도는 벚꽃축제를 찾는 모든 사람이 즐거운 추억을 가질 수 있도록 다채로운 문화공연과 참여프로그램을 마련했다.

먼저 도청 정문과 후문, 잔디운동장 등 청사 내·외에 6개의 무대가 마련돼 팝송, K-POP, 포크 등 다양한 장르의 버스킹 공연이 60여 회 진행된다.

산책로와 거리 곳곳에서는 삐에로, 마술쇼, 마임 등 다양한 거리공연도 만나 볼 수 있다.

금강산도 식후경이라고 도청사 내 푸드트럭 존에서는 30여 대의 푸드트럭이 배치돼 불초밥, 스테이크, 떡볶이 등 40여종의 색다른 먹거리를 선보이며, 도청 운동장에는 70개의 부스가 운영돼 경기도·강원도 특산물 판매, 조랑말 체험, VR/AR체험, 화재 및 지진체험 등을 진행한다.

이밖에도 도는 전구 1천600여 개를 설치해 벚꽃 야경을 선사하는 한편, 도청 정문과 후문, 산책로 등에 다양한 콘셉트의 포토존을 운영하는 등 사진 찍는 즐거움을 제공할 방침이다.

또, 경기도지사 공관을 리모델링해 도민들의 휴식공간으로 개방한 굿모닝하우스에서는 경기 천년을 기념한 인생사진관을 운영해 관람객이 직접 참여하는 나만의 인생 사진을 선사할 것이다.

특히, 올해는 여성전용 화장실을 설치하고, 경기남부 경찰청과 협조해 미아방지용 팔찌를 제공하는 등 관람객이 편리하게 꽃을 감상할 수 있도록 했다.

올해는 1018년 경기(京畿)라는 이름이 우리 역사책에 등장한 지 꼭 천년이 되는 해다.

경기도청 벚꽃 축제가 관람객에게 낭만 가득한 추억을, 이름 없는 무명 아티스트에게는 도약하는 계기를, 청년 창업자에게 새로운 기회를 제공하는 천년을 기념할 만한 축제가 되기를 기원해 본다.

이소춘 경기도 총무과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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