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백골 시신이 발견된 화성 한 도장공장 지하 정화조에 맨홀 뚜껑이 덮여있다. 시신은 7번째 정화조(왼쪽 첫번째) 내부에서 발견됐다. 정성욱기자

화성 한 도장공장 정화조에서 발견된 백골 시신(중부일보 4월 5일 23면 보도 등)의 신원이 2년여 전 인근공장에서 사라진 필리핀 국적 남성 근로자로 추정됐다.

해당 근로자는 평소 일부 동료에게 일이 힘들어 다른 직장을 구하겠다는 식의 의사를 표현했던 것으로 알려졌다.

9일 화성서부경찰서에 따르면 경찰은 백골과 함께 발견된 의류, 치과치료 기록 등을 토대로 탐문수사를 실시해 시신의 신원이 인근 공장에서 일하던 필리핀 국적 남성 A씨라고 잠정 결론지었다.

경찰은 정화조에서 나온 의류를 단서로 수사를 하던 중 인근 공장 근로자들로부터 해당 의류가 A씨의 것으로 보인다는 진술을 확보했다.

또 A씨 페이스북 계정에서 A씨가 현장에서 발견된 의류를 착용하고 있는 사진도 확인했다.

경찰은 A씨가 실종된 이후 금융거래나 통화기록, 출국기록이 없어 시신이 A씨일 것으로 추정하고 있다.

30대 초반인 A씨는 고용노동부의 외국인 근로자 연계 사업을 통해 2014년 8월께부터 필리핀 근로자 2명과 함께 시신이 발견된 인근의 제조공장에서 근무했다.

하지만 A씨는 2016년 1월부터 회사에는 별도 알리지 않은 채 무단으로 출근하지 않았다.

평소 A씨는 일부 동료들에게 일이 힘들어 회사를 옮기겠다는 식의 의사표현을 한 것으로 전해졌다.

2015년 마지막날 진행한 회식자리에서도 거취문제 고민 등을 드러냈던 것으로 확인됐다.

경찰은 A씨가 타살됐을 경우에 무게를 두고 A씨가 근무할 당시 주변인을 수소문해 용의자를 쫓고 있다.

A씨가 근무했던 공장 관계자는 “2015년 마지막날 회식자리에서도 A씨가 주위 동료에게 일이 힘들어 다른 곳으로 옮기고 싶다는 식의 표현을 했다고 들었다”며 “다만 수 년 전이라 당시 일이 잘 기억나지 않는다”고 말했다.

한편, 경찰은 정확한 신원 확인을 위해 필리핀 대사관에 A씨 가족 유전자 채취를 요청했으며, 확인까지는 2주가량이 소요될 것으로 보인다.

정성욱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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