강풍피해·농사일 제쳐 놓은 농민들, 단상점거·피켓시위 '백지화' 요구

▲ 11일 남양주 진접읍 '진접2지구 택지개발사업' 2차 공청회가 농민들의 저지로 무산됐다. 진접2지구 농민 200여명은 이날 공청회장을 찾아 단상을 점거하고 사업 전면 백지화를 요구했다.사진=진접2지구 수용반대 대책위원회

남양주 진접읍 ‘진접2지구 택지개발사업’을 두고 시름하고 있는 농민들이 토지 강제수용 백지화를 요구하고 있는 가운데 11일 계획됐던‘진접2지구 택지개발사업’ 2차 공청회가 농민들의 저지로 무산됐다.

진접 2지구 농민 200여명은 이날 공청회장을 찾아 단상을 점거하고 사업 전면 백지화를 요구했다.

11일 오후 2시께 진접 주민자치센터 4층 남양주 진접2 공공주택지구 전략환경영향평가 공청회장.

200여명의 남양주시민들이 저마다 두손에 피켓을 들고 ‘진접2지구 택지개발사업’ 반대의 목소리를 외쳤다.

이들은 해당 사업 예정지에서 평범하게 농사를 짓고 살아온 농민들이다.

농민들은 ‘삶의 터전 강제수용 새정부가 할일이냐’, ‘한 평생 바쳐온 내땅 농민의 절규가 들리는가’, ‘농림부는 농민을 배신말고 LH는 농지를 강탈말라’, ‘생존권 위협하는 강제수용 즉각 철회하라’며 쉴 새 없이 외쳤다.

호루라기와 꽹과리까지 동원해 집단행동을 이어갔다.

공청회장을 점거하고 아예 공청회가 시작하지 못하도록 농민들의 피켓시위가 계속되자 공청회 관계자는 결국 행사 시작 20여분 뒤 참석자들에게 공청회 무산을 통보했다.

농민들은 “어제 강풍때문에 발행한 비닐하우스 피해를 복구해야하고 농번기에서 가장 바쁜 시기지만 우리의 목소리를 내기 위해 모였다”고 하소연 했다.

강풍 피해와 농사일을 뒤로 할만큼 농민들에게는 절실하다는 얘기다.

진접2지구 수용반대 대책위원회까지 구성한 이들은 “자신들과 같은 의견을 주장해 온 다른 반대대책위가 갑자기 사업 찬성 입장으로 바꾸며 공청회에 참석해 토지 보상에 대해 언급할 것이라는 얘기를 듣고 이를 막기 위한 단체 행동을 벌였다”며 피켓시위 배경을 설명했다.

이어 “토지주 82%가 반대의사를 보이고 있는데 10명 안팎의 또 다른 단체가 개인의 이익을 위해 발언하는 의견이 자칫 다수의 의견인 것 처럼 비춰질 수 있다”며 “정부는 우리의 억울한 목소리에 귀를 기울여 달라”고 호소했다.

그동안 농민들은 강제수용을 반대하는 청와대 릴레이 1인시위, 시청앞 단체 집회, 도지사 면담 등 할 수 있는 모든 방법을 동원해 사업반대 의사를 표출해 왔다.

하지만 대책마련은 여전히 안갯속이고 주민들은 불안한 미래를 걱정하며 하루하루를 보내고 있는 처지다.

이들 농민들과 함께 비닐하우스 농사 일을 하며 간신히 생계를 이어온 외국인근로자들도 일터를 잃을 걱정에 잠을 못이루는 심정이다.

남양주시 진접읍 내각리·연평리 일원 진접2지구(129만2천388㎡)에는 1만2천600여 가구의 신혼희망타운 건설이 추진 중이다.

LH는 2018년 공사를 시작해 2022년 완공 계획을 세웠지만 해당 지역 농민들은 전체의 약 90%가 농업진흥지역이나 개발제한구역(GB)으로 지정돼 수십년간 재산권 피해를 받아 왔다며 건설을 위한 토지 수용 반대 입장을 내세우고 있다.

송주현·서희수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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