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리는 공기의 진동으로 기압의 변화를 뇌신경을 통해 중추신경으로 전달되어 생체가 소리를 인지하게 된다. 예로 드럼소리를 크게 들려주면 자율신경계의 교감신경이 흥분하기 때문에 맥박이 심하게 뛰고, 순환계 기능과 혈관계에 영향을 미치며, 호르몬 대사에 이상을 가져온다고 한다. 또한 긴장, 피로, 혈압상승, 청력장애, 두통, 기억력감퇴, 소화불량 등을 일으킨다.

인간을 가장 편안하게 하는 소리크기는 20~30dB 정도인데 아주 조용한 깊은 산골마을에서 접하는 어떤 잡음도 없는 소리 크기이다. 활동 중에는 60dB 정도의 소리크기가 적당하다 한다. 반면, 전혀 소리가 없는 0dB에서는 신체에 긴장이 없어져 정신적으로 완전히 이완되어 버리기 때문에 오히려 불안해진다. 35dB 정도의 소리자극은 학습능률을 높이는데 좋다고 한다. 소리의 크기가 100dB를 넘으면 귀가 고통스러워지고 생체반응은 불안해한다. 또한 사람은 1천Hz에서 4천Hz까지의 주파수에 가장 민감하게 반응한다. 말소리의 많은 소리에너지가 그 범위에 포함되는 것도 바로 그런 이유라 볼 수 있겠다. 그 이상의 굉음같이 들리는 높은 주파수의 소리는 뇌의 알파 리듬과 주파수가 비슷하여 서로 간섭을 일으키기 때문에 생체의 신경을 자극하고, 듣지 못하는 사람에게도 불쾌감을 줄 수 있다. 또한 2만Hz 이상의 소리는 대부분의 사람들이 듣지 못하지만, 계속 발산하면 인간은 심한 두통을 일으키는 생체 반응이 있다는 연구결과도 있다.

또한 소리는 색채와 연관성이 있다. 색채 연구가인 ‘파버 비렌’은 타고나면서 어떤 소리를 듣게 되면 그 소리에서 색채를 보는 사람들이 있다고 한다. 또한 ‘크리스토퍼 워드’는 소리가 들려올 때 정서적으로 일어나는 색채의 연상을 다음과 같이 기술하였는데, “작은 속사임으로부터는 진주색이, 깃발이 펄럭이는 소리에서는 파란색이, 오보에 음색에서는 자주색이, 맑은 바람소리는 초록색이, 파이프오르간의 부드러운 소리에서는 노란색이, 저음의 음색에서는 갈색이 그리고 나팔소리에서는 자주색이 연상되고 금관악기에서는 주황색이 연상된다”는 것이다. ‘칸딘스키’는 “노란색은 예민해지기 쉬워 불안감을 주고, 흥분시키며, 폭력성을 가진다”며 “이것은 마치 항상 높게 불어 예리한 음을 내는 트럼펫이나 고음의 팡파르 나팔소리처럼 표현된다”고 말한다. 또한 가장 평온한 색은 초록색으로 무관심과 수동성을 지니며, 조용하고 길게 뽑은 중간 저음의 바이올린을 연상시킨다고 했다. 반면 주황색은 건강한 감정을 불러일으키는 색으로 중음의 교회 종소리를 연상시킨다고 한다.

색을 듣는 현상에 대해선 ‘데오도르 가보스키’와 ‘헨리 오드버트’의 공동 논문에서도 조사됐는데, 여기에 따르면 148명의 대학생들을 대상으로 연구한 결과, 60%이상의 학생들이 음악을 들을 때 일종의 색채반응을 경험한다고 답했다. 또한 39%의 응답자가 한 가지 또는 여러 가지 색들을 볼 수 있다고 했고, 색채를 연상할 수 있다는 응답자가 53%, 색채 반응을 느낀다는 응답자가 31%로 나타났다.

이처럼 소리는 자극과 반응이라는 생리적 현상과 함께 인간의 감정을 유발하여 기쁨과 슬픔, 흥분과 공포, 불안과 평온 등을 유발시키는 심리적 생체적 현상에도 영향을 미치고 있음을 보여준다. 그래서 소리도 생체에 유익한지 안인지를 분별해서 들어야 된다고 본다.

김재평 대림대 교수, 한국방송장비진흥협회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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