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3살 정치에 입문… 의원시절 '여당 속 야당' 역할
정치인 남경필은 보수혁신 세력으로 앞장, 행정가 남경필은 도민 삶 도움 되는 정책 펼쳐
'인생의 멘토' 루즈벨트처럼 나눔의 정치 하고 싶어

남경필 경기지사. 그림=최경락 화백


6.13 지방선거가 50여일 앞으로 다가오면서 선거에 대한 유권자들의 관심이 높아지고 있습니다.

이에 중부일보는 경선이 임박한 민주당 경기도지사 후보군의 유년,학창시절과 정계입문 과정,철학 등 세간에 알려지지 않은 이야기를 ‘나를 말한다’를 통해 독자 여러분에게 소개합니다.

양기대 전 광명시장, 이재명 전 성남시장, 전해철 국회의원에 이어 자유한국당 경기지사 후보로 확정된 남경필 지사 순으로 게재합니다.

▲ 15일 오후 남경필 경기도지사가 도청 벚꽃축제 현장을 찾아 도민들과 인사를 나누고 있다. 사진=경기도청

남경필 경기도지사는 한없이 강점이 많은 사람이지만 한없이 약점도 많은 사람이다. 작은 체구에서 어떻게 저런 강단이 나올까 싶다가도 뒤돌아서면 쉽게 눈물을 보이는 사람이기도 하다.


그렇기에 ‘진보 같은 보수’라는 타이틀을 가지게 됐을지도 모른다. 보수의 한가운데에서 변화를 부르짖고 진보의 흐름속에서 보수의 기치를 내거는 남 지사기에 소장파라는 타이틀이 꼬리표처럼 따라다니는지 모르겠다.

수원에서 국회의원을 5선이나 지냈지만 남 지사가 경기도지사에 도전한다고 하자 단박에 등장한 말이 ‘행정가로서는 거리가 멀다’는 이야기였다. ‘오렌지족 남경필이 무슨 경기도지사를 하느냐’는 말까지 나왔다.

하지만 대한민국의 정치사에 새롭게 한 획을 그은 연정이라는 협치를 도입해 여소야대의 어려운 정치여건 속에서도 일자리 창출과 청년 정책에서 경기도가 대한민국 1등이라는 수식어가 과하지 않을 정도의 성과를 기록했다.

보수의 등불이 되겠다고 나선 그가 맨처음 내건 캐치프라이즈는 ‘맞아도 싸다’다. 그동안의 잘못을 인정하고 새롭게 시작하겠다는 남 지사의 의지가 담겼다. 꺼져가는 보수의 희망이 될 지 모를 남경필 경기도지사를 소개해 본다.


◇서울에서 태어나 수원에서 자라다=3남 중 장남으로 서울에서 태어났지만 부모님의 사정으로 수원과 서울을 오가며 자랐다. 조부님이 버스 사업을 하셨기 때문에 유년시절 유복한 환경에서 자랐을거라고 생각하시는분들이 많겠지만 부친이 사원부터 직장 생활을 하셨고 어머님도 검소한 생활을 하셨기 때문에 화려한 생활과는 거리가 멀었다.

과거를 회상해보면 1970년대 수원은 자연 그대로의 모습을 간직하고 있었던 것 같다. 친구들과 광교저수지에 놀러가 메뚜기나 개구리를 잡아 모닥불에 구워먹던 추억을 가진 평범한 촌뜨기로 유년시절을 보냈던 기억이 난다.

지금의 남경필을 만든 것은 중학교때 한 친구에게 얻어맞고 나서부터 였던 것 같다. 중학생 때 불의를 참지 못하고 통칭 ‘짱’이었던 친구에게 맞선 사건을 계기로 인생에서 가장 큰 적은 다른 이가 아닌 바로 나 자신이라는 것을 깨우치게 됐다.


자신과의 힘든 싸움을 회피하지 않고 극복해냈기에 ‘소장파’라는 타이틀을 얻었다고 생각한다. 아무리 어려운 상황에서도 회피하지 않고 당당히 맞서왔고 스스로 결정한 도전에 한계를 정하지 않아왔다. 5선 국회의원을 하면서 항상 순탄치 않았지만 목표를 뛰어넘으려 노력하면서 위기를 극복해 왔다고 생각한다.


◇ 인생의 멘토는 루즈벨트 대통령=정치 명문가 출신이지만 중산층과 서민을 위한 정책을 펼친 ‘루즈벨트’ 미국 전 대통령을 가장 존경한다. 루즈벨트 대통령은 정치와 경제 두 면에서 일명 금수저로 태어난 인물이다. 대통령을 삼촌으로 둔 부유한 가정에서 태어났지만 집권 후 미국 중산층과 서민층을 위한 정책을 펼쳤다. 결국 이같은 정책이 성공을 거둬 미국내 중산층을 늘리고 정치적 갈등이 적은 ‘압축 성장의 시대’를 열었다. 나 역시 우리 사회의 어렵고 힘들어 하는 분들을 배려하고 많은 사람들의 행복을 위해 나눔의 정치를 하고 싶다. 정치 롤 모델은 연정과 협치를 통해 독일의 성공을 이끈 ‘슈뢰더’ 독일 전 총리다. 슈뢰더 총리는 좌파인 사회민주당 출신 총리임에도 독일의 미래를 위해 강력한 노동개혁을 실행했다. 독일의 대연정은 독일 사회를 안정적으로 이끄는 원동력이 됐고 정치적 안정 속에 복지, 성장을 이룰 수 있었다. 경기도도 대한민국 최초로 연정을 펼쳐 정치적 안정 속에 ‘일자리 넘치는 안전하고 따뜻한 경기도’를 이룩할 수 있었다고 자평한다.




◇ 좌우명 ‘정직이 최선이다’=정치인에게 정직보다 중요한 가치는 없다고 항상 생각하고 가슴속으로 되뇐다. 대한민국의 정치 발전을 위해서는 거짓과 위선을 가장 먼저 탈피해야 한다.

항상 무언가를 선택해야하는 기로에 설 때마다 ‘정직이 최선이다’를 되뇌며 마음을 다잡곤 한다. ‘honesty is the best policy(정직이 가장 좋은 정책)’라는 격언처럼 정책도 정직을 기반으로 펼쳐야 한다.

또한, 남을 짓밟고 위로 올라가는 게 아닌 평행선 가운데 조금 앞서는 것을 뜻하는 ‘First Among Equals’도 항상 마음속에 품고사는 좌우명 중 하나다.

비슷한 무리(equals) 가운데 조금 나은 1인이 한 걸음 정도 앞서 수많은 equals와 함께하는 리더십이 가장 바람직한 리더십이라고 생각한다. 함께 가는 리더십, 함께 나누는 리더십을 실현하고 싶다.



◇33살의 유학생이 정치에 입문하다=대학 졸업 후 미국에서 유학하던 중 갑작스레 별세한 부친의 지역구를 물려받아 정치에 입문하게 됐다. 유난히 무더웠던 1998년 여름으로 기억하는 당시 내 나이는 고작 33살에 불과했다. 직전까지 학생 신분에 정치 경력이 전무했기에 당에서 그 누구도 신경 쓰지 않았던 씁쓸한 기억이 난다. ‘절대로 부정한 방법을 쓰지 않겠다. 천천히 가더라도 똑바로 간다’는 비장한 각오로 뛰어들었지만, 선거 이틀 전에 겨우 공천을 받고 출마를 할 수 있었다.

국회의원 시절도 순탄치만은 않았다. 의원 시절 당내 주류에 도전하는 ‘여당 속 야당’ 역할을 도맡아 해 온 것 같다.

2003년 당내 5, 6공 세력 용퇴론의 선봉에 섰던 것이 그 첫 사례다. 차떼기 위기 속에 당을 살리기 위해 당 내 소장개혁 모임인 미래연대가 중심이 돼 천막 당사를 주도했고 이명박 정부 출범 이후에는 이상득 의원의 불출마를 공개적으로 요구하다 사찰을 당하는 수난도 겪었다.

당이 위기에 빠졌을 때마다 대변인, 수석 원내부대표, 최고위원 등으로 활약하며 소장파, 보수개혁 리더로서 역할을 해왔다.

경기도지사에 출마하게 된 계기는 문제제기에 그치는 것이 아니라 문제를 직접 해결하는 정치인이 되고싶었기 때문이다.

정치인 남경필은 보수의 혁신세력으로서 역할을 해야한다고 생각해왔다. 때문에 행정가, 도지사로서의 남경필은 도민 삶에 직접적인 도움 되는 정책을 펼쳐왔다.

그 결과 ‘일자리 넘치는 안전하고 따뜻한 경기도’를 만들었고, 일자리, 안전, 따뜻하고 복된 공동체는 경기도민의 자긍심으로 다가섰다고 자부한다.



◇운동과 독서즐기는 순정남=‘독서’와 ‘영화감상’도 자주하지만 영화 외에 드라마도 즐겨 본다. 특히 미드 중 ‘왕좌의 게임’을 재미있게 봤는데 ‘kill the boy. be the man(소년을 극복하고 어른이 돼라)’는 대사에 감명을 받았다.

대한민국은 지금 갈림길에 서있다. 연정과 협치, 자주국방 등 대한민국이 소년의 모습에서 벗어나 어른이 되는 길을 모색해야 한다.

또한, 매일 아침마다 5분씩 ‘명상’하면서 스스로를 성찰하는데 나를 모른 채 다른 이들과 소통할 수 없다고 생각하기 때문이다.

모든 운동을 좋아하지만, 특히 ‘축구’를 좋아한다. 국회의원 시절에서는 국회의원축구연맹 회장직을 맡아 2006년 이후 중단됐던 국회의원 대표 한일전도 4년 만에 재개시킨 바 있다.

작년부터 ‘팔굽혀펴기’도 열심히 하고 있다. 어디까지 할 수 있을까하는 생각으로 시작한 도전인데, 조금씩 횟수를 늘려가며 할 수 있다는 자신감도 가지게 됐다.



◇책임지는 보수의 참모습 찾을 것=보수는 개인의 행복과 국가 발전이라는 변하지 않는 ‘원칙’을 지키면서도 시대가 요구하는 ‘개혁’에 망설이지 않고 앞장서 왔다. 이것이 보수의 본모습이자 참모습이다.

국민 행복과 국가 발전을 위해 합리적 대안을 제시하고 실천해야 한다. 그 실천의 결과에 따른 책임도 회피해서는 안된다. 이것이 보수가 다시 국민의 희망이 되기 위한 지름길이다. 남경필이 이러한 보수의 참모습을 되찾을 것이다.

지금껏 보수는 책임지지 않았고, 사회적 약자에 대한 배려도 부족했다. 행동 양식도 타인에 대한 ‘배려’와 ‘책임’에 기반해야 한다. 미래 비전과 국민 신뢰를 잃은 보수의 위기는 국가의 균형된 발전을 가로막을수 밖에 없다.

보수는 무작정적인 비판과 반대만 해서는 안된다. 국민 행복과 국가 발전을 위한 정책에는 협조하며, 비판과 반대에만 그치지 않고 합리적 대안을 제시해야 한다.


보수가 과거에 함몰된 것은 변화된 시대의 요구를 담아내지 못했기 때문이다. 자유에는 질서가, 법치에는 평등이, 시장에는 따뜻함이 더해져야 보수의 생명력을 유지할 수 있다.

보수가 능동적이고 건강하게 변화할 때, 나라의 미래에도 희망을 찾을 수 있다. 단지 시대 흐름에 뒤처지지 않는 것을 넘어 시대를 앞서갈 수 있어야 한다.

이제 보수는 더 이상 ‘과거’가 아닌 ‘미래’로 눈을 돌려야할 때다.


문완태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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