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또’라는 말이 절로 나오는 대한항공 오너 일가의 갑질 행각에 국민 여론이 들끓고 있다. 땅콩회항 사건으로 세상을 떠들썩하게 했던 것이 엊그제 같은데 이번엔 그 동생인 조 모 전무가 갑질 행각을 벌인 것이다. 조 전무는 광고 관련 회의석상에서 광고대행 업체 직원에게 고성을 지르고 물이 든 컵을 던졌다고 한다. 자신의 질문에 제대로 답변을 못했다는 이유다. 마치 드라마 속 한 장면을 보는 듯하다. 기본적인 인성을 갖춘 사람이라면 아무리 내 마음에 안 들어도 그런 행동을 하지 못한다. 조 전무는 비난 여론이 커지자 자신의 SNS에 사과의 글을 올렸고 휴가지에서 돌아오는 공항에서도 사과했지만 사건은 일파만파로 퍼진 상태다.

사건이 드러나기까지 본인의 잘못을 전혀 인지하지 못했고 자신의 행동을 당연한 것으로 여긴 정황들이 보이고 있다. 게다가 조 전무의 또다른 갑질 리스트가 쏟아지고 있다. 회사 직원들에게 욕설을 일삼고, 인사 전횡, 나이든 간부에게도 반말 등이 예사였다고 알려지고 있다. 사실 여부는 확인되지 않았지만 이런 말이 나왔다는 것부터 그 인성을 유추해볼 수 있는 부분이다. 직원들이 생일준비위원회를 꾸렸다는 증언도 있다. 상사를 위한 유쾌한 생일파티 준비라면 동료애로 볼 수 있지만 그것이 아니라면 이는 도저히 있을 수 없는 일이다.

청와대 국민청원 게시판에는 조 전무의 갑질에 대한 엄중 처벌과 대한항공 사명에서 ‘대한’과 태극 마크 로고를 빼라는 글이 게시됐다. 대한항공이 그 이름에서 얻는 이미지와 혜택이 국내외적으로 얼마나 큰 지는 두말할 필요가 없다. 보통 사람이 평생 일해도 오르기 어려운 대기업 임원 자리를 오너의 딸이라는 이유로 국내 최연소 타이틀을 달았으면 그에 따른 진중한 행동을 보였어야 했다. 평소 얼마나 제맘대로 행동했으면 이런 일이 벌어졌을까. 대한항공의 비민주적 기업경영이 만천하에 드러난 사건이다.

얼마 전 땅콩회항 사건 장본인의 경영 복귀가 다가왔다는 소식과 함께 피해자였던 사무장은 여전히 제대로 된 사과를 받지 못해 고통 받고 있다는 내용이 보도되었다. 시간이 흐른다고 면죄부가 주어지는 것이 아니다. 재벌 2, 3세의 안하무인 갑질 행태가 우리 사회에서 용인된다는 것 자체가 문제다. 경찰이 조 전무에 대해 폭행과 업무 방해가 있는 지 내사에 착수했다고 한다. 대한항공 오너 일가가 진정한 반성의 자세를 보이지 않는다면 이런 일은 또다시 일어날 것이며 분노한 국민 마음을 되돌리기 어려울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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