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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준영의 토피카] 인생은 선택의 연속이지요

최준영 2018년 04월 15일 일요일

사람의 인생을 알파벳으로 표현하면 B로 시작해서 D로 끝난다죠. 중간에 C가 있고요. B는 태어나는 것(Birth)일 테고, D는 삶을 마감하는 것(Death)일 테죠. 그럼 중간에 있는 C는 무슨 뜻일까요? 모 대학 특강에서 C의 의미를 물었더니 한 여학생이 손을 번쩍 들고는 시키기도 전에 큰 소리로 외치더군요. “C는 치킨(chicken)이에요.” 덕분에 강의실이 출렁일 만큼 큰 웃음이 나왔고, 저 또한 지체 없이 동의를 표했지요. 저희 집 딸아이들도 저녁마다 치킨타령을 하거든요. 제가 알고 있는 답은 ‘선택(choice)’이었지만요.

삶은 선택의 연속인 거죠. 태어나 죽을 때까지 쉴 새 없이 선택을 하고 또 선택을 강요받으며 살아가니까요. 그러고 보니 지금 님께서 이 글을 읽으시는 것도 선택의 결과이겠네요. 여러분의 소중한 선택에 책임지기 위해서라도 열심히 써볼게요.

지방선거가 다가오니 선택의 의미가 더욱 중요하네요. 그러니 기본으로 돌아가서 선택한다는 것의 의미를 자세하게 살펴볼 필요가 있을 듯해요. 우리말에서 선택을 뜻하는 말은 ‘뽑다’와 ‘고르다’가 있는데, 둘은 엇비슷한 의미를 가졌을 것 같지만 실은 차이가 커요.

‘고르다’는 여럿 중에서 특정한 것을 가려낸다는 뜻이에요. ‘뽑다’는 ‘고르다’의 뜻에 더해, 박혀 있거나 꽂혀 있는 것을 잡아당겨서 나오게 한다는 뜻을 보태야 하고요. ‘고르다’는 대체로 가치 있고 유용한 것을 선별해서 집어내는 행위인 반면, ‘뽑다’는 방해가 되거나 불필요해진 것을 제거한다는 뜻이 강하지요. 특히, ‘고르다’는 그 다음에 따라오는 과정이나 결과가 더욱 중요하죠. 배우자를 잘 골라야 결혼생활이 원만하고 행복할 수 있고, 정답을 잘 골라서 높은 점수를 받아야 합격의 영광을 누릴 수 있으니까요.

둘의 결정적인 차이는 피동사의 유무에서 드러납니다. ‘고르다’에 해당하는 피동사는 없지만 ‘뽑다’의 피동사인 ‘뽑히다’는 사전에도 올라 있거든요. 달리 말해, ‘고르다’의 대상이 되는 말은 주어가 될 수 없지만, ‘뽑다’의 대상은 주어가 될 수 있는 거죠. 잘 ‘고른’ 단체장이나 지방의원은 시민을 위해 봉사하지만, 잘못 ‘뽑은’ 단체장이나 지방의원은 되레 자신이 주인행세를 하게 되죠.

보다 엄격한 기준으로 뭔가를 까다롭게 선택하는 것은 ‘고르다’나 ‘뽑다’가 아니라 ‘가리다’에요. “목적을 위해 수단 방법을 가리지 않는다.”에서 보듯이 ‘가리다’는 어떤 것을 분별하여 고른다는 뜻으로, 특별히 ‘구분’ 또는 ‘구별’의 뜻이 곁들여지죠.

‘가리다’에는 선악, 우열, 미추 등에 대한 명확한 가치판단과 윤리적 감각이 끼어들죠. 그래서 뭔가를 ‘고르지 못한다’고 하면 선택을 앞에 두고 망설이는 모습을 가리키지만, “앞뒤 가리지 못하고 덤빈다.”에서 보듯 ‘가리지 못한다’는 분별력이 없다는 책망까지 은연중 드러내게 되죠. ‘가려내다’에는 잘잘못을 밝혀낸다는 뜻이 담겨 있겠고요.

채 두 달도 남지 않은 6‘13지방선거에서 우리는 과연 좋은 후보를 고르고 가려서 제대로 뽑게 될까요? 과연 어떤 후보를 뽑아야 되는 걸까요. 뽑기 전에 철저한 검증으로 좋은 후보와 나쁜 후보를 가려내야 할 텐데요. 그러기 위해서는 우선 각 당에서 후보를 잘 골라야 해요. 특히 이번 선거에선 여당인 더불어민주당에 후보가 몰린다고 하니 당내 경선이 굉장히 중요해졌어요. 당에서 잘 고른 후보를 유권자인 시민들이 한 번 더 가려서 뽑아야하겠고요.

한편, 심리학자들 말로는 인생에서 가장 중요한 선택은 대상선택이라고 해요. 대상선택이란 배우자를 선택하는 것을 의미하는데요. 일반적으로 ‘의존적 대상선택’과 ‘자기애적 대상선택’으로 구분된다고 해요. 물론 신경증 환자의 대상선택은 심하게 비틀려 있죠. 프로이트의 후기 논문(‘신경증 환자의 특별한 선택’)에 의하면 신경증환자의 경우, 최상의 가치와 방해하는 제3자, 창녀를 사랑하는 마음, 상대를 구원하려는 심리로 대상선택을 한다죠. 여러분은 어떤 기준으로 배우자를 선택하셨는지요. 고백컨대, 저는 의존적 대상선택을 했던 것 같아요. 예쁘고 성실한 아내 덕분에 책 읽고, 글 쓰는 삶을 이어가고 있으니까요.

인생이란 태어나 선택하며, 살다가 죽는 것이에요. 다가오는 지방선거에서 여러분은 어떤 후보를 고르고, 가리고, 뽑으실 건가요.

최준영 작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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