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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데스크칼럼] 루프탑 가봤니?

천의현 mypdya@joongboo.com 2018년 04월 15일 일요일

루프탑 테라스. 한국식으로 해석하면 옥상이다.


유럽에서는 가정과 식당 등에 꾸며진 루프탑에서 즐기는 와인, 차, 맥주 한 잔의 여유가 자연스럽다.

프랑스 파리 중심부에 위치한 ‘프랭땅 백화점’은 쇼핑객보다 이 건물 루프탑 이용객이 더 많다.

파리 도시 전경이 보이는 건물 위에서 즐기는 식사가 제 맛이라는 입소문이 관광객들을 불러 모으고 있다.

포르투칼 리스본에 위치한 알토 호텔의 ‘BA 테라스’ 역시 타구스 강의 풍경과 함께 차분한 분위기를 느끼기 위한 이들로 북적하다.

이 밖에도 ‘루프탑 파티’ ‘캐러반 루프탑’ 등 활용 범위는 다양하다.

국내에서는 지난해부터 유행한 루프탑이 올해는 열풍을 맞았다.

유명 호텔에서 잇따라 시작한 루프탑 마케팅이 골목시장으로까지 퍼지고 있다.

시민들은 이색적인 공간에 ‘취향저격’ 당했다.

하지만 법규가 시민들의 눈높이를 따라가지 못하고 있다.

옥상 활용에 대한 지자체의 고민은 녹색 정원 조성이 한계다.

시민들은 해를 거듭할 수록 보다 다양한 루프탑 활용을 기대하고 있지만, 이를 빌미로 루프탑을 조성했다간 범법자가 될 수 밖에 없는 상황이 현 주소다.

가장 심각한 문제는 행정에서 루프탑 활용에 대한 기준과 범위를 명확히 제시하지 못하고 있다는 점이다.

식품의약품안전처에서 ‘식품위생법’을 뜯어 고쳐, 각 지자체에서 루프탑 관련 조례를 제·개정하라고 했지만 지역별로 관심도에 따라 규정이 제각각이다.

루프탑이 어느 지자체에서는 ‘합법’이고, 옆 동네에서는 ‘불법’이다.

루프탑에 관심 없는 지자체는 합법적인 루프탑 영업방법을 문의해도, 덮어 놓고 불법이라고 한다.

해 묵은 식품위생법, 건축법 위반이 그 근거다.

“장사가 잘되는 루프탑을 벤치 마킹해 우리 동네에 적용했더니 불법이더라”는 한 업주의 한풀이는 억울할 만 하다.

애매한 조례도 문제다.

루프탑을 허용해놓고, 불법 사안에 대한 규정은 없다.

경기도의 경우 고양시 등 10개 지자체가 식약처 공문에 따라 루프탑 관련 조례를 제정했지만 단속 규정은 명시하지 않았다.

그러다보니 담당 공무원들은 무엇을 단속해야 할지 엄두도 못내고 있다.

실제, 경기도내 지자체별 불법 루프탑 행정 처분건수(2017. 1월~2018.3월 기준)는 양주시 5건, 평택·김포·포천 1건을 제외한 27개 시군에서 ‘0’건이었다.

광역지자체에서는 강 건너 불구경이다.

영업 허가를 내주고 있는 지자체장이 관련 규정을 정해야 하기 때문에 도(道)가 할 수 있는 일은 없다는 식이다.

사실상 지자체의 무관심인 것인데, 이러는 동안 시민들의 안전을 위협하는 루프탑의 ‘불법’ 행위는 당연시 되고 있다.

‘영업장 내 소화시설 미비’ ‘옥상 난간 미설치’ ‘건축물 용적률 초과’ ‘탈세’ 등이 단적인 예다.

국내 루프탑 업소 중 46.4%가 현행법에서 규정한 기준보다 낮은 옥상 난간을 설치했다는 지난해 한국소비자원의 조사결과도 사태 심각성을 보여준다.

식약처는 다음달 초 지자체 협조를 구해 현장조사를 대대적으로 나서겠다는 방침이지만, 이마저도 지자체에서 파악한 영업점만을 대상으로 할 예정이다보니 실질적인 문제해결은 기대하기 어려운 실정이다.

전문가들은 루프탑을 제도권 안으로 들이는 일이 시급하다고 목소리를 모은다.

루프탑을 공통된 법망안으로 들여놓고, 관리를 해나가는 과정에서 지역별 특색을 반영하거나 문제 보완을 해나가자는 것이다.

큰 틀의 가이드라인 없이 지자체에 모든 규정을 맡기다보면, 지금처럼 지역별로 관심도에 따라 규정이 제각각이니 광역 지자체별로 기준 제시가 우선이라는 이야기다.

무엇보다 지자체별 조례는 지역의 지형과 인구형태 등 특색이 있을 경우 큰 효력을 바라지만, 루프탑은 우리 동네 주변 어디에서도 활용될 수 있는 광범위한 사안이다.

특히 루프탑 이용시 발생할 수 있는 안전 문제는 지역 특색과 상관없이 예외가 될 수 없다.

무분별한 영업 허용을 경계하면서, 보다 많은 시민들이 지역 곳곳에서 자신만의 힐링공간을 찾아 삶의 질을 높여갔으면 하는 요즘이다.

천의현 사회부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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